'퍼팅의 신' 박인비(32)의 퍼터가 달아오르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박인비는 15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 3라운드까지 합계 15언더파 204타를 기록,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 컵 우승이 마지막인 박인비는 약 2년 만에 통산 20승을 노린다.
박인비의 우승 도전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건 역시나 '퍼터'다.
박인비는 연장전에서 우승 경쟁을 했던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88.5%, 그린 적중률 76.4%(55/72), 4일 평균 퍼트 수 28개를 기록했다.
컷 탈락이 됐던 게인브리지 LPGA 앳 보카 리오에서 퍼트 수는 28개였지만 그린 적중률은 52.8%(19/36)에 불과했다. 샷도 흔들렸고 퍼트도 안 된 셈이었다.
3라운드에서 2차 컷 탈락을 당했던 ISPS 한다 빅 오픈에선 티샷 정확도 73.8%(31/42), 아이언 샷 정확도 74.1%(40/54)로 샷은 좋았지만 퍼트 수가 31개로 많았다.
반면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번 대회에선 페어웨이 안착률이 86.7%(39/45), 그린 적중률이 75.9%(41/54)로 그린에 샷을 올린 빈도가 높았는데 퍼트 수는 27개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 빅 오픈과 호주 여자오픈이 그린 적중률은 비슷했지만 단독 선두와 컷 탈락이라는 극과 극의 결과를 가져온 이유가 퍼팅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애매한 거리에서 파 세이브를 해내는 것이다.
두 개의 보기가 나오긴 했지만, 박인비는 5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를 달리던 중 6번홀(파4)과 8번홀(파4)에서 3m 파 세이브를 해내며 흐름을 지켰다.
그 결과 박인비는 후반에 3타를 더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선 무려 10m 버디에 성공했다.
이날 박인비의 퍼트 수는 26개. 최종 라운드에서도 달아오른 퍼트감을 이어간다면 LPGA 투어 통산 20승도 꿈은 아니다.
박인비는 "지난주엔 퍼팅이 끔찍했다면 이번 주엔 퍼팅이 잘 돼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또 "3라운드 동안 경기도 굉장히 좋았고 특히 퍼팅이 좋아서 기분이 정말 좋다. 마지막 홀 롱 퍼트 성공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최종 라운드에서 부담감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박세리(43) 이후 한국 선수로 두 번째, 또 LPGA 투어 역대 27번째로 통산 20승에 도전한다.
2013년 LPGA 투어 메이저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던 세이버투스 퍼터로 통산 20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빅 오픈 1라운드 후 다시 이 퍼터로 교체했다. 박인비는 송곳니 모양 디자인이 헤드 양쪽에 위치한 이 디자인의 퍼터로 201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등 메이저 대회를 차례로 정복한 바 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