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조아연(20)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2주 연속 선두권을 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날 난조는 아쉬움을 남겼다.
조아연은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4타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박인비(32)에 3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라 역전 우승도 바라봤던 조아연은 마지막 날 샷과 퍼팅 난조로 4타를 잃고 말았다.
2019년 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탔던 조아연은 이번 달 호주에서 열린 두 개의 LPGA 투어 대회 ISPS 한다 빅 오픈과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의 초청을 받아 2주 연속 LPGA 대회에 나섰다.
호주와 기후가 비슷한 옆 나라 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차여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였다.
지난 9일 끝난 빅 오픈에선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마지막 날 무려 9타를 잃고 공동 16위로 마무리했다. 호주 여자오픈에서도 3라운드까지 고르게 4언더파씩을 치다가 마지막 날 4오버파를 적어냈다.
조아연은 신인이던 지난해 4월 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내 성격이 급한 편이어서 될 수 있으면 다 지르는 스타일이다. 골프채만 잡으면 애매한 거리에선 무조건 쏜다. 그렇게 해서 잘 된 경우도 많지만 안 된 경우도 너무 많았다. 특히 바람 부는 날엔 내 성격을 자제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빅 오픈과 호주 여자오픈에선 강한 바람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특히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는 링크스 코스여서 바람 영향이 더 심했다.
조아연은 빅 오픈 최종 라운드에선 짧은 퍼트를 몇 차례 놓친 것이 샷 난조로까지 연결돼 무너졌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이 50%밖에 안 됐고 퍼트 수는 35개로 매우 많았다.
호주 여자오픈 마지막 날엔 4번홀(파4)에서 티 샷이 나무 밑으로 들어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보기를 기록한 뒤 흔들렸다. 6번홀(파4)에선 스리 퍼트 보기가 나왔고 7번홀(파3)에서도 티 샷이 오른쪽으로 많이 벗어나 보기를 적어내면서 추격의 힘을 잃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0%(12/15)로 좋았으나 그린 적중률이 61.1%(11/18), 퍼팅 수 32개로 아이언 샷과 퍼팅이 흔들렸다.
이번 대회에서 경력 30년의 뉴질랜드 출신 베테랑 캐디와 호흡을 맞췄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조아연이 고전할 때 안정감을 주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아쉬운 점을 뒤로하고 LPGA 투어 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 선두권에 들며 가능성을 펼친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 KLPGA 투어 2년 차를 맞는 조아연은 벌써 골프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