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박인비(32)의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LPGA 투어는 18일(한국시간) "호주 여자오픈에서의 통산 20승은 박인비가 도쿄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기회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인비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재현하기 위해선 세계 랭킹 15위, 한국 선수 상위 네 명 안에 들어야 한다.
박인비는 호주 여자오픈 우승으로 세계 랭킹은 17위에서 11위로, 한국 선수 순위는 6위에서 5위로 끌어 올렸다. 한국은 고진영(1위·25), 박성현(3위·27), 김세영(6위·27), 이정은(9위·24), 박인비(11위), 13위 김효주(13위·25), 유소연(18위·30) 등 경쟁이 치열하다.
박인비는 호주 여자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 팀에 들어가는 게 큰 도전이다. 올 시즌 초반 두 번 정도는 우승해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호주 여자오픈에서 올 시즌 첫 우승을 거뒀으니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다. 올림픽 국가대표는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이 끝나고 발표되는 6월 29일 자 세계 랭킹으로 결정된다.
박인비는 다시 올림픽 시즌을 맞은 소회도 전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국가대표가 못 된다고 해도 한 번 출전한 경험이 있어서 후회는 없다. 2016년에 너무 많은 압박을 받았다. 다신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벌써 2020년이 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통산 20승(메이저 7승)은 LPGA 투어 26번째로 많은 우승이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43)에 이어 두 번째다. 박인비의 통산 상금은 1568만3289 달러(약 187억 원)로 안니카 소렌스탐(2257만 달러, 약 269억 원), 카리 웹(2027만 달러, 약 242억 원), 크리스티 커(1983만 달러, 약 237억 원)에 이어 역대 4위다. 여기에 116년 만에 여자 골프 올림픽 금메달, 골프 선수 최초의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등 이미 여자 골프의 전설이다.
호주 여자오픈 우승으로 약 2년 만에 우승 가뭄을 떨친 요인은 역시나 퍼팅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그린 적중 시 퍼트 26위(1.78개), 평균 퍼팅 27위(29.60개)를 기록했다. 2018년엔 그린 적중 시 퍼트 3위(1.75개), 평균 퍼팅 15위(29.13개)였고, 메이저 3연승을 비롯해 6승을 기록하던 괴물 같은 시즌 2013년엔 그린 적중 시 퍼트 1위(1.73개), 평균 퍼팅 5위(29.05개)였다.
박인비는 호주 여자오픈에서 하루 평균 28개 퍼팅을 기록했다. 2013시즌엔 라운드 당 평균 퍼팅 수가 29.05개였다.
박인비는 "역시 골프의 전부는 퍼팅"이라고까지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3월 아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태국, 싱가포르, 중국 대회가 취소됐기 때문에 1~2월에 열렸던 네 개 대회가 더 중요했다.
슬로 스타터인 박인비는 이례적으로 개막전부터 쉬지 않고 네 개 대회를 소화했다. 그중 한 번 우승, 한 번 준우승하고 올해의 선수 1위, 상금 1위에 올랐으니 박인비의 전략이 적중한 셈이 됐다.
약 한 달간의 휴식 후 오는 3월 20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개막하는 볼빅 파운더스 컵으로 도쿄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다. 4월 ANA 인스피레이션과 6월 US 여자오픈,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까지 올림픽 국가대표 데드라인까지 메이저 대회만 세 개가 몰려 있다.
LPGA는 "박인비는 호주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올림픽 출전 가능성에서) 그녀를 빼지 말라"고 적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