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는 강력했다. 우리나라는 연초만 해도 코로나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국가에 속했다. 하지만 한 종교 집단에서 확산된 코로나 전염 여파는 심각한 수준으로 변모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골프 환경도 이로 인해 많이 바뀌었다.
골프장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
“주차장에서 바로 옆에 차를 세우지 못하게 주차선을 물고 주차했어요.” _김 여사
“예쁘장한 캐디 아가씨 엉덩이를 톡톡 때리면서 저녁 같이 먹자고 하던 때가 그립군. 오해는 하지 말라고. 딸처럼 생각해서 그런 거지, 뭐.” _개저씨
“일부러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볼을 보내지 않았어요. 절대 볼을 잘못 보낸 게 아니라고. 이 정도는 충분히 칠 수 있어요. 어이쿠.” _백돌이
대회 취소 발표 전 코로나에 대비하는 프로의 자세
▶ PGA투어 12승의 잭 존슨은 사인용 개인 펜을 직접 들고 다닐 생각이다.
▶ 리키 파울러는 팬들과 하이 파이브를 당분간 자제하기로 했다.
▶ 입국 제한 대상 국가의 몇몇 선수는 입국 가능 경유지를 찾기 위해 비행기 예매의 달인이 됐다.
코로나로 반사이익을 본 것
▶ 팝콘: 국내외 무관중 경기가 늘면서 팝콘(각종 칩, 치맥) 판매가 급증했다.
▶ 유명인: 마스크 때문에 골프장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다. 비밀 데이트도 가능.
▶ 배우자: 주말마다 골프장이 제집인 양 드나들던 그의 발길을 붙잡았다.
▶ ‘레주얼’ 제품: 레저를 즐길 때나 평소에도 캐주얼하게 입고 신을 수 있는 골프웨어와 골프화가 인기다. 특히 클럽하우스의 대중탕을 이용하기 꺼림칙하기 때문이다. 골프 금단현상
골프 금단현상
▶ 경증
1 리모컨을 가만두질 않고 10분마다 한 번씩 다른 골프 채널로 화면을 돌린다.
2 인터넷 쇼핑몰 장바구니가 그동안 모아둔 골프웨어로 가득하다.
3 골프다이제스트 3월호 ‘핫리스트’가 너덜너덜해졌다.
진단: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단계로 아직은 귀여운 수준의 증상이 대부분이다.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명상을 하거나 허브차를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 중증
1 클럽 렌털 서비스를 하는 용품 업체의 직원과 절친이 됐다.
2 우산으로 무심코 연습 스윙을 하다가 옆에 서 있던 할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3 초록색 신호등만 바라봐도 눈물이 흐른다.
진단: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단계다. 이때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이용객이 드문 시간에 가까운 실외 골프 연습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바란다.
▶ 최중증
1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그레그(노래 잘 부르는 외국인)가 타이거 우즈로 보인다.
2 지나가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유니폼 때문에 골프장 캐디로 보인다.
3 냉장고에 들어 있는 하얀색 달걀을 꺼내 검은색 줄을 긋고 있다.
진단: 환각 증상이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단계다. 당장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당분간 이런 사람은 피하라!
▶ 열 받는다면서 계속 담배를 꺼내 입에 무는 사람
▶ 침을 튀기며 자신의 골프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
▶ 지난겨울 골프 전지 훈련을 중국으로 다녀온 사람
▶ 누군가의 이름(아마 이 씨였던 것 같다)을 간절히 부르며 기도하는 사람
온정의 손길
연말에만 반짝 자선 활동을 하던 골프업계가 자발적으로 나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손길은 연중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박성현: 팬클럽 ‘남달라’ 회원 253명이 1833만원을 모았고 여기에 박성현이 같은 금액을 더해 모두 3666만원을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 고진영: 코로나19 지역 거점 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시의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1억원을 기부했다.
▶ 최혜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방지와 구호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00만원을 기부했다.
▶ 배상문: 대구 출신 배상문도 성금 35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 신지애: 중앙자살예방센터에 자살 유가족 자녀와 북한 이탈 청소년들에게 전해달라며 마스크 2000장을 기부했다.
▶ 김효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국제 보건 의료 단체인 스포츠닥터스에 1억원을 전달했다.
▶ 신재호: PXG와 부쉬넬 국내 총판인 카네 신재호 회장도 1억원을 기부했다.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과 임직원: 모금으로 조성된 4750만원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 한국대중골프장협회: 대구와 경북 주민을 돕는 데 써달라며 성금 1000만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