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이 코로나바이러스-19(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활동에 나서는 가운데 맥스 호마(미국)가 자선 기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팔과 다리 털을 모두 밀어 화제다. PGA투어 1승의 호마는 온 몸에 털이 덥수룩하게 많은 선수다.
PGA투어 스타 선수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에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과 바이러스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 등을 위해 기금 모금과 구호 활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호마도 기부 대열에 합류했다.
SNS에서 재치 있는 코멘트와 장난으로 유명한 호마는 미국 전역의 푸드뱅크를 위한 4만 달러 기금을 조성하는데 힘을 보탰다. 그는 기금 조성 목표 치에 도달한 시기에 맞춰 팬들에게 했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무성했던 팔과 다리의 털을 전부 면도한 사진을 포스팅하기도 했다.
호마는 "콧수염이라도 남아 있었기 때문에 겨우 내 자신을 알아볼 수 있었다"며 농담을 던진 뒤 "기부에 동참해준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 우리가 힘을 보탠 모든 식사의 가치를 생각하면 내가 면도를 한 2시간이 아깝지 않았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이어 그는 "모두의 질문에 대답하자면 나는 단 한 개의 면도기도 부러뜨리지 않았고 이제 더 빠른 스피드로 스윙 할 수 있다"라고 재치 있게 마무리했다.
자선 활동은 PGA투어가 지역자선단체와 긴밀한 협조 관계에 있는 각 대회들을 통해 사회에 실현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이며 정신이다. 지난 시즌 투어는 그동안 자선활동을 위해 적립한 역대 금액이 3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US오픈 챔피언인 게리 우들랜드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자신의 고향 캔자스주의 토피카 지역을 위해 지역의 비영리단체 8곳에 자신의 재단 이름으로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우들랜드와 프레지던츠컵에서 한 팀으로 활약한 토니 피나우는 유타의 솔트레이크시티 내 500개 학교에 음식과 위생키트를 배달하는 '포 더 키즈(For the Kids) 단체'를 후원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 팀 캡틴 어니 엘스는 뉴저지의 골프장이 지역병원의 응급 의료요원들에게 음식을 지원하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피나우는 "우리의 바람은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돌봄으로써 현재 필요로 하는 것들을 얻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또한 이는 솔트레이크시티 그리고 유타주 전체를 진정한 의미의 집이라고 부를 수 있게 하는 지역사회의 의미를 깨닫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PGA투어 통산 5승을 거둔 호주 출신의 마크 리시먼과 아내 오드리는 버지니아 비치에 위치한 자신들의 '비긴 어게인(Begin Again) 재단'을 통해 오랫동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지역병원의 의료진들에게 음식과 물품을 지원하는데 도움을 줬다. 리시먼 부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인해 사업의 큰 타격을 받은 식품 공급자들과 레스토랑 운영자들 또한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오드리는 본인이5년전 패혈증과 독소 충격 증후군을 앓으면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기도 했고, 생존율 단 5%라는 위험 속에서 생사를 다퉜던 경험으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병이 회복된 이후 리시먼 부부는 의료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녀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의료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앞서서 싸우고 있는 이들에 대한 지원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꺼이 나섰다.
5년 전 패혈증 등으로 생사를 오간 경험이 있는 오드리는 "과거 내가 위독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 등 많은 의료진들이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이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 리시먼은 "식당들이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이 일로 인해 실업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그들이 영업을 계속 할 수도 있게 될 것이고 우리는 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돕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PGA투어 통산 17승을 기록한 베테랑 짐 퓨릭과 그의 아내 타비싸는 의료진을 위해 1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고, 스페인 출신 스타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자국의 적십자에 24만 유로를 기부했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