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다둥이 아빠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문경준(38)과 박상현(37)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휴식이 길어지면서 육아에 집중한 사연을 밝혔다.
박상현은 1일 경기도 용인시의 플라자CC 용인에서 열린 KPGA 스킨스 게임 공식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하면서 이렇게 집에 오래 있어 본 적이 없었다"며 "아침에 눈 뜨면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치울 생각을 더 많이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8살, 세 살배기 아들을 둔 박상현은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특히 아내의 노고를 많이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아들만 셋인 문경준은 "나 역시 결혼 이후로 집에 이렇게 오래 있었던 게 처음이다. 처음에는 '며칠 이러다가 끝나겠지' 싶어 설거지, 요리도 다 하고 아이들을 씻기는 등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이어지자) 과부하가 오더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래도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는 문경준은 "아이들도 이제 나를 진짜 아빠라고 생각한다. 이제야 비로소 아빠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며 미소지었다.
박상현은 "골프가 이렇게 쉬운 건지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상현은 "원래 대회하고 집에 오면 아이들이 '아빠 며칠 있다 가? 몇 밤 자고 와?'라고 물어봤는데 이제는 '아빠 골프 그만뒀어? 안 가?'라고 하더라"며 바뀐 일상을 전했다.
8살 큰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휴대폰을 사줬다는 문경준은 "아들이 골프 선수 아빠 문경준이라고 내 번호를 저장했더라. 아이들이 나를 아빠로도, 골프 선수라고도 생각해주는구나 싶었다"며 흐뭇해했다.
한편 이날 열린 스킨스 게임에선 문경준이 2000만원이 걸린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6m 버디를 잡아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문경준·이수민(26)이 5600만원을, 박상현·함정우(27)가 44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해 각각 희망브리지 전국재해 구호협회와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지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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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