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세계 최고의 벙커 플레이어는 파드리그 해링턴이다. 3년 전에 호텔에서 TV를 틀었더니 파드리그의 레슨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그는 벙커 샷을 하는 내내 백스윙과 스루스윙까지 체중을 몸의 왼쪽에 유지하라고 말했다.
나는 늘 오른쪽 다리에 체중을 실었다. 아무래도 클럽이 볼 뒤쪽 5cm 지점을 파고들면 몸이 뒤쪽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다음 날 아침에 파드리그가 하라는 대로 해봤더니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얕은 아크를 그리는 대신 오버더톱에서 모래를 강타하기 위해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벙커 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다. 인생이 이렇게 한 방에 풀릴 수도 있다.
사진에서 나는 왼발을 밖으로 펼친 채 타깃 라인과 직각이 되도록 서 있다. 타깃 쪽 발가락을 밖으로 펼치면 클럽 헤드가 모래를 통과할 때 손목을 앞서가며 매끄럽게 릴리스된다. 하지만 그건 내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다.
+ 볼이 모래에 박힌 경우는?
페이스가 타깃에서 아주 약간 왼쪽을 가리키도록 페이스를 닫은 다음 클럽의 힐로 볼을 쳐서 날리겠다는 느낌으로 모래를 힘껏 내리찍는다. 그런 다음에는 내 볼 마크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저 아일랜드의 행운이 깃들기를 바랄 뿐이다.
글_셰인 라우리(Shane Lowry) / 정리_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jms@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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