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에 루키들의 활약이 뜨겁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유해란(19)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엔 구래현(20)과 송가은(20)이 루키 우승을 차지할 지에 관심이 모인다.
구래현, 송가은은 15일 경기도 포천시의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나란히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2라운드까지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한 구래현, 송가은은 공동 3위 이소미(21)와 박민지(22)를 1타 차로 따돌리고 공동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시드전에서 28위를 기록해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송가은은 정규 투어와 드림 투어(2부)를 병행하는 루키다. 올 시즌 정규 투어 7개 대회에서 한 차례를 빼고는 모두 컷 통과에 성공하며 신인상 포인트 9위(414점)를 기록 중이다.
송가은은 "1라운드보다는 샷이 많이 흔들렸지만 잘 세이브했고 좋은 샷이 나왔을 때 버디로 이어져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드림 투어 2차전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정규 투어 우승엔 처음 도전하는 송가은은 "정규 투어에 오면 긴장한 탓인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최종 라운드에선 긴장하지 않고 자신있게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송가은은 종종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지만 구래현은 생소하다. 시드전 7위로 정규 투어에 올라왔지만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무려 8차례나 컷 탈락을 했다. 지난달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47위를 기록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런 구래현은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는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구래현은 "지금까지 실수가 너무 잦아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실수 없이 노보기 플레이를 해 좋은 스코어가 나와서 기쁘다"며 "퍼트가 약점인데 이번 주엔 스리 퍼트 실수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프로 골퍼 출신 부모(구상모, 오윤희) 밑에서 자란 구래현은 "아버지랑 연습장부터 집까지 온종일 붙어 있는데 아버지 덕분에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리지 않는다. 어머니랑은 골프에 대해서 자주 얘기하고 디테일하게 알려주신다"고 설명했다.
2주 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유해란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루키 우승의 물꼬를 튼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선 송가은과 구래현이 신인 우승에 도전한다.
1라운드 선두였던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는 15번홀까지 버디만 2개를 잡고 선두 그룹과 1타 차 공동 3위(8언더파)를 달리던 상황에서 일몰로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이날 많은 비와 안개로 인해 잔여 경기와 2라운드가 제 시간에 치러지지 못하면서 일부 선수들이 2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박민지는 오는 16일 오전 7시 30분에 잔여 경기를 치르고, 최종 라운드 첫 조는 오전 9시에 첫 홀을 출발할 예정이다.
장하나(28)와 루키 현세린(19) 등이 7언더파 137타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최혜진(21)은 4타를 줄여 공동 10위(6언더파 138타)로 상승했고 김효주(25), 이정은(24)이 공동 17위(5언더파 139타)를 기록했다.
박현경(20)과 유해란은 15번홀까지 2타를 줄이고 4언더파 공동 26위에 자리했고 약 2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신지애(32)는 공동 45위(2언더파 142타)에 머물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