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복귀하는 박성현(27)이 어깨 부상으로 인해 오랜 시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9일(한국시간) 열린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 공식 인터뷰에서 "너무 오랜만에 LGPA 첫 경기에 출전해 기대보다는 긴장감이 크다.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나흘 동안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LPGA 챔피언십과 자선 이벤트 대회 현대카드 슈퍼매치 고진영 vs 박성현 출전 외에 어떤 대회도 출전하지 않은 박성현은 LPGA 투어 대회로는 10개월 만에 복귀한다.
박성현은 "왼쪽 어깨 근육 부상 치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연습도 한동안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덕을 본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쉬면서 어깨가 나은 것 같다. 연습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빨리 대회에 나오고 싶었다. 힘들고도 값진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박성현은 어깨 부상을 겪은 지는 1년 정도 됐다며 "내 스윙이 안 나와서 병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근육이 늘어나 연골이 부딪히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했다. 재활 훈련도 굉장히 많이 했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 오랜만에 복귀한 건 코로나19의 영향보다는 어깨 부상 때문이라고.
박성현은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보다는 어깨 때문에 경기를 못 한 게 컸다. 코로나19는 앞으로 1~2년은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부딪혀야 할 문제"라며 "경기에 안 나온 건 코로나19보다는 어깨 영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7일 미국에 도착해 전날 연습 라운드를 마친 박성현은 원래 4월에 열리던 대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9월로 미뤄지면서 날씨 변화가 굉장히 크다고 진단했다.
박성현은 "어제 45도 정도 됐던 것 같다. 그 더위 속에서 18홀 돌기도 힘들었다. 너무 덥고 건조해서 페어웨이에서 공이 많이 구를 줄 알았는데 소프트했다. 전략을 바꿔서 경기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기간에 섭씨 40~43도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LPGA 투어는 캐디가 카트를 이용할 수 있고, 캐디백을 편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푸시 카드도 사용 가능케 했다.
박성현은 "캐디가 내 뜻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하던 대로 걷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긴 했다. 아직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대회 우승자가 18번홀 그린 옆의 호수로 뛰어드는 전통 세리머니에 대해선 "선수들이 연못에 뛰어드는 거 보고 어떻게 해야 할까 막연하게 생각한 적은 있다. 멋있게 하고 싶은데 특정한 동작은 생각이 잘 안 난다. 우승하게 된다면 즉흥적으로 캐디랑 얘기해서 멋진 제스처를 만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올 시즌은 늦게 시작한 만큼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경기하겠다는 박성현은 "초반에 경기에 대해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경기력이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올해 경기를 몇 개 하지 못하지만 갈수록 경기력을 올리며 우승하고 마무리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ANA 인스피레이션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LPGA 공식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