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을 제패한 이미림(30)이 최고의 샷으로 16번홀 칩인 버디를 꼽았다.
이미림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ANA 인스피레이션 공식 인터뷰에서 "안 믿긴다. '내가 미쳤구나' 싶다"며 웃은 뒤 "가족과 통화를 해봐야 실감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두 번의 칩인 버디에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칩인 이글에 성공해 극적으로 연장전에 진출한 이미림은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 세계 랭킹 10위 내의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림은 "오늘 최고의 샷은 30야드 거리의 16번홀 칩인 버디"라고 말했다.
6번홀(파4) 칩인 버디는 거리가 짧아 칩인 버디가 나올 만도 한 거리였지만, 핀까지 먼 거리에서의 이 칩인 버디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연장전 진출도 없던 일이 됐을 것이다.
이미림은 "경기 중 칩인을 두 번까진 한 적 있는데 세 번은 처음"이라며 "원래 칩 샷을 제일 잘하는 건 아닌데 오늘은 칩 샷이 제일 잘 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미림은 "나흘 동안 오늘이 제일 힘들었다. 3라운드까진 내가 원하는 대로 샷을 했는데 오늘은 원하는 샷이 안 나오는 게 많았다. 하지만 어프로치가 너무 잘 됐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미림은 그린 적중률이 61.1%(11/18)에 그칠 정도로 아이언 샷이 흔들렸다. 칩 샷이 잘 돼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18번홀 칩인 이글에 대해서도 "17번홀에서 보기를 해서 마지막에 버디만 하자, 2위만 하자는 생각이었다. 뒤 조가 분명히 버디를 할 거로 생각했다. 내가 해야 될 것만 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칩인 이글이 들어가서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이미림은 "결과는 좋았지만 내가 만족하지 못한 날"이었다며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고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심스럽게 전통 세리머니인 포피스 폰드 입수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해선 "물을 무서워하진 않는데 깊어 보여서 괜찮을까 생각하며 무서워하면서 뛰어들었다"며 웃어 보였다.
이미림은 한국에서 응원한 골프 팬들에게도 "새벽이고, 지금 한국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응원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