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대한민국 베스트 교습가 3위에 임진한이 올랐다.
교습 기간
1995년부터 교습가 활동을 시작해 벌써 26년이다. 참 오래됐다. 주니어 선수와 프로 선수를 지도하기 시작해 현재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치고 있다.
활동 계기
일본투어에서 활동하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 팔꿈치 부상도 있었고 은퇴할 나이였다. 일본에서 배운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레슨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그 당시만 해도 주먹구구식으로 지도했고 선수도 부족했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아닌 엘리트 지도자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했다.
내가 처음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조했을 때 모두 ‘미쳤다’고 했다. 양용은, 장익제, 허석호가 우리 아카데미에 있었다. 트레이닝을 통해 7번 아이언을 잡던 선수들이 9번 아이언을 잡기 시작했다. 그때가 가장 흐뭇했고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일깨운 것에 자부심이 있다.
선수를 지도하면서 나를 돌아보니 내 인생이 없더라. 가르치는 선수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지도자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스스로 가르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지도자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선수를 더 이상 지도하지 않고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골프가 어려워 골프채를 놓았던 아마추어 골퍼가 나에게 배운 뒤 싱글 핸디캐퍼가 됐다고 연락해올 때 정말 기쁘고 지도자로 계속 있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요 경력
선수로는 KPGA선수권대회 2연패를 포함해 통산 8승(KPGA 5승, JGTO 3승)을 했다. 그 당시에는 대회가 많지 않았다. 1년에 5개 대회만 열린 경우도 있었다. 일본투어도 36세에 진출했는데 더 젊었을 때 도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현역 은퇴 이후 지도자로 활동하며 대한골프협회 올해의 지도자상과 골프다이제스트 베스트 교습가에 3회 연속 선정됐다. 현재는 아마추어 골퍼만 지도하고 있다. 선수 지도는 하지 않고 찾아오는 선수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선수를 가르치는 건 힘들기도 하다(웃음). 멘토로는 언제든 환영이다.
유명 제자
아카데미를 열고 허석호, 배상문, 안병훈 등을 지도했다. 허석호는 지도자로 활동하고, 배상문과 안병훈은 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행 비행기에서 안병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안병훈, 박인비와 라스베이거스에서 라운드하며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지금은 다들 머리가 컸지만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제자들이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주니어 선수를 가르칠 때 안타까웠던 기억도 난다. 어린 선수들은 각각 자질과 감각이 달라서 3개월 만에 잘하는 선수도 있고 1년 만에 재능을 꽃피우는 선수도 있다. 성급한 부모들이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해 선수가 운동을 그만둘 때 지도자로서 가장 힘들었다.
교습 철학
프로 선수를 가르칠 때는 항상 지도자 인생을 걸고 하고,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칠 때는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가르치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는 연습량이 적기 때문에 몸의 습득력이나 이해력이 떨어진다. 나이 든 사람에게는 인생 이야기를 하고 젊은 사람에게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레슨하며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좋은 레슨은 골퍼에게 느낌을 알려주는 것이다. 똑같은 스윙으로 오늘은 잘 맞고 내일은 맞지 않는 것이 골프다. 스윙보다 멘탈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골프도 레슨도 결국 툭 내려놓을 때 술술 풀리는 인생과 같다.
후배 교습가들에게도 꼭 하는 말이 있다. “어이~ 임 프로! 여기로 와봐”라는 무시와 하대를 당하고 싶지 않으면 스스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행동을 조심하라고 가르친다.
향후 계획
골프를 하면서 진 빚이 많다.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하며 사랑을 많이 받았다. 선수를 그만두고 지도자를 선택한 것처럼 ‘이제는 무엇을 할까’ 고민할 때 ‘골퍼들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생각을 한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에게 골프를 즐기는 법을 알려주면서 골프 대중화를 선도하고 싶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겸손하게 배려하고 즐기는 골프 문화를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전해주는 골프 전도사가 되는 것이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 유튜브도 시작했다.
또 전국에 있는 국내 교습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지도 방식을 서로 공유하며 배우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세미나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다. 2년마다 베스트 교습가를 선정하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중심이 되어 이 계획을 꼭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원 포인트 레슨
욕심을 내려놓으면 인생이 풀리듯 골프도 마찬가지다. 좋은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동작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단추다. 편안한 어드레스와 백스윙에서 리듬 있는 편안한 스윙이 나온다. 어드레스부터 힘을 빼지 못하고 다른 동작에만 신경 쓰고 있다면 절대 좋은 스윙도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없다.
어드레스와 백스윙 자세의 어깨 모양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마추어 골퍼는 공을 멀리 치기 위해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로 양쪽 어깨가 올라간 어드레스 자세를 많이 볼 수 있다. 회전 운동인 골프에서 절대 좋은 회전이 나올 수 없는 동작이다.
양어깨를 바닥으로 떨어뜨려라. 몸에 있는 모든 힘이 발바닥으로 떨어져 모이는 것을 느껴야 한다. 이것이 첫째다.
어드레스를 잘한 뒤에도 공을 보고 다시 멀리 치려고 하면 백스윙 때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쪽 어깨가 들려 올라가는 모양이 나온다. 이런 동작은 자연스러운 수평 회전이 되지 않아 좋은 스윙이 나올 수 없다.
연습장에서 공만 보고 많이 치지 말고 공 하나를 치더라도 거울을 보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해 올바른 자세로 연습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백스윙 자세에서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가 내려가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골프에서 100% 좋은 샷은 없다. 확률을 높이는 샷이 힘을 빼는 스윙이다. 힘이 들어간 자세에서는 10개를 쳤을 때 잘 맞은 공이 2개밖에 안 나오지만, 어깨를 떨어뜨렸을 때는 잘 맞은 샷이 8개 나온다. 어떻게 하는 게 맞는가?
임진한 63세
에이지슈터골프스쿨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조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