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지난해 12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임성재(22)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당시 임성재는 2018-19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미국과 국제 연합 팀(유럽 제외) 대표로 선발돼 3승 1무 1패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한국으로 돌아온 때였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했지만 아직 그 가능성을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 기대주였던 때다.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는 "메이저에서 강한 선수가 진짜로 강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면서 "프레지던츠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US 오픈 챔피언인 게리 우들랜드를 이겨서 자신감을 얻었다. 메이저에서 우승한 선수도 이긴 걸 보면 나도 메이저 대회에서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US 오픈, PGA 챔피언십, 디 오픈 챔피언십 등 네 개 메이저 대회 중 콕 집은 대회는 바로 마스터스.
임성재는 "메이저 대회 네 개 중에 하나만 우승해도 정말 좋겠지만 특히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다. 그나마 거리 부담이 적고 코스 특성상 한국 선수에게 제일 잘 맞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마스터스는 네 개 메이저 대회 중 출전 요건이 가장 까다롭다. 임성재 역시 지난 2년간 US 오픈, PGA 챔피언십, 디 오픈은 출전했어도 마스터스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인 공동 2위에 올랐다. 대선배 최경주(50)의 2004년 3위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최경주는 임성재에게 "마스터스는 한국 선수에게 잘 맞는 코스다. 특히 스트레이트성 페이드를 치는 선수에게 잘 맞는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임성재도 "어렸을 때부터 TV로 워낙 많이 봐서 그런지 익숙하다. 코스가 눈에 잘 들어온다. 티잉 에어리어에 서면 매니지먼트가 잘 되고 어느 쪽으로 샷을 보내야 할지 눈에 딱 들어온다"며 오거스타와 궁합을 자랑했다.
마스터스 데뷔전부터 공동 2위를 기록한 임성재에게 우승 목표는 결코 꿈이 아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치고 마스터스 역사상 최소타로 우승한 더스틴 존슨(미국)도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임성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