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김지영(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3라운드에서 톱 3로 도약했다.
김지영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4언더파 67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합계 1언더파 212타를 기록한 김지영은 2라운드 47위에서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와는 3타 차.
2014년에 국가대표를 지내고 2016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지영은 2017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올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해 KL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US 여자오픈 지역 예선이 없어졌고 본선에 직행하는 기준이 종전 세계 랭킹 50위에서 75위까지 넓어지면서, 3월 16일자 세계 랭킹 72위였던 김지영도 US 여자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습한 날씨 탓에 거리가 더 길게 플레이 됐고 볼에 계속 진흙이 묻는 어려운 조건 속에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66명 중 두 명 뿐인데, 그 중 한 명이 김지영이었다.
2라운드에서 막판 3연속 버디로 가까스로 3라운드행 버스에 올랐던 김지영은 3라운드에선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했다.
김지영은 전반 10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기 시작했고 16번홀(파3) 버디에 이어 후반 4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톱 텐 진입에 성공했다.
8번홀(파3)에서 3m 파 퍼트를 성공한 김지영은 마지막 9번홀(파5)에서 칩인 버디까지 잡아내며 공동 3위로 도약했다.
김지영은 사흘 평균 258야드로 장타를 날리고 있고, 3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 71.4%(10/14), 그린 적중률 50%(9/18)를 기록했다. 퍼트 수는 23개. 버디 찬스를 대부분 놓치지 않았다.
김지영은 "US 여자오픈 첫 출전인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줄 몰랐다.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LPGA 투어 통산 2승에 도전하는 시부노는 이틀 연속 선두를 유지했지만 아슬아슬하다. 시부노는 이날 3타를 잃고 합계 4언더파 209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고도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LPGA 가입을 거절한 시부노가 LPGA 투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하는 것.
1번홀(파4) 보기 후 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을 때만 해도 4타 차 선두였던 시부노는 7번홀(파4)과 14번홀(파4) 보기 등 아이언 샷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고 18번홀(파4)에서도 샷 실수로 보기를 적어내면서 1타 차까지 추격을 당하고 있다.
시부노는 박세리(1998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US 여자오픈), 전인지(2015년 US 여자오픈·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LPGA 투어 첫 우승과 2승 모두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시부노는 "시작부터 실수했고 기본적으로 경기가 잘 안 됐다. 홀이 모두 어려웠다. 긴장도 많이 했다"며 "선두로 출발해서 더 긴장했다"고 밝혔다.
버디 1개와 보기 4개로 3타를 잃은 시부노는 티 샷 정확도는 85.7%(12/14)로 좋았으나 그린 적중률이 61.1%(11/18)에 불과했고 퍼트 수도 32개로 난조를 보였다.
1라운드 선두였던 에이미 올슨(미국)이 3언더파 210타로 단독 2위에 오르며 시부노를 1타 차로 압박하고 있다.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 김지영과 함께 공동 3위(1언더파 212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시부노, 올슨, 쭈타누깐, 김지영 단 네 명 뿐이다.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3)와 재미 동포 노예림(19)이 공동 5위(이븐파 213타)에 올랐다.
비가 예보된 최종 4라운드는 현지시각 오전 7시 45분에 첫 조가 시작, 최대한 일찍 출발한다. 챔피언 조인 시부노는 올슨, 쭈타누깐과 함께 14일 오전 0시 35분에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다. 김지영은 리디아 고, 노예림과 그 앞 조에서 오전 0시 24분에 티오프한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유지해 공동 9위(1오버파 214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지영과 함께 이날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한 KLPGA 투어 신인상 유해란(19)이 1타를 줄여 세계 랭킹 2위 김세영(27), 김아림(25)과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24)은 공동 15위(2오버파 215타)를 기록했고, 박인비(32), 유소연(30)은 공동 33위(5오버파 218타), 최혜진(21)은 공동 39위(6오버파 219타)에 자리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