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US 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3라운드가 역대급 난도로 펼쳐졌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US 여자오픈 3라운드. US 여자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에 따르면 이날 선수들의 평균 그린 적중률은 60% 이하였다.
출전 선수 66명 중 언더파는 김지영(24·4언더파), 유해란(19·1언더파) 단 두 명. 필드 평균 스코어는 7.70타였다.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23명, 2라운드까지 합계 언더파는 19명이었는데 3라운드가 지나자 중간 합계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시부노 히나코(4언더파 209타), 에이미 올슨(3언더파 210타), 김지영·모리야 쭈타누깐(1언더파 212타) 단 네 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2라운드까지 언더파를 기록한 19명 중 3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선두 시부노를 포함해 아무도 없었다.
원래도 어려웠지만 더욱 어려워진 이유는 날씨 탓이다.
USGA에 따르면 2라운드 후 코스에 많은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젖은 페어웨이에서 진흙이 묻어났고 앞선 이틀과 다르게 바람까지 불었다.
이븐파로 타수를 지키기만 했는데도 공동 29위에서 공동 9위(1오버파 214타)로 상승한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오전에 바람이 약간 더 불었고 공에 진흙이 묻어 있어서 경기하기 어려웠다"면서도 "하지만 모두에게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코스에서 내 경기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타를 잃고 공동 9위로 하락한 김세영(27)은 "답답한 하루를 보냈다. 날씨가 추워서 코스 전체가 꽤 길게 느껴졌다. 두 번째 샷을 칠 때 거의 7번 아이언 밑으로 잡은 것 같다. 내 경력을 통틀어 US 여자오픈 중 어렵기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4타를 잃고 공동 33위(5오버파 218타)에 그친 박인비(32)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박인비는 "코스가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세컨드 샷을 7~8번 정도 3번 우드로 쳤다. 볼에는 진흙이 묻어 있었다. 대부분의 샷을 진흙이 묻은 공과 씨름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박인비는 "코스가 상당히 긴데 그래서 세컨드 샷 할 때 긴 클럽을 많이 잡게 될 것 같다. 진흙이 묻어 있기 때문에 공이 어떻게 날아갈 것인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코스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며 "그린에 볼을 올리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선두 시부노를 1타 차로 압박하고 있는 올슨은 볼에 진흙이 묻은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느 거? 18홀 모두 볼에 진흙이 묻었다"며 웃기도 했다.
최종 4라운드도 악천후가 예보됐다. 비바람 때문에 챔피언 조가 3라운드보다 두 시간 앞당겨진 14일 오전 0시 35분에 1번홀을 시작한다.
지난 9월 열린 남자 골프 US 오픈에선 어려운 조건으로 인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유일하게 언더파를 작성하며 우승(6언더파 274타)을 차지했다. 이번 US 여자오픈 결과는 어떨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