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장타 여왕'김아림(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김아림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공동 2위 고진영(25), 에이미 올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이 US 여자오픈 첫 출전인 김아림은 첫 출전에 덜컥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세리(1998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2013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이정은(2019년)에 이어 한국 선수의 11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0억9000만원).
김아림은 원하면 바로 LPGA 투어 회원 가입을 하고 정식으로 LPGA 투어에 진출할 수 있다.
LPGA 투어 비회원인 한국 선수가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건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에 이어 김아림이 5년 만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2승의 김아림은 KLPGA 투어 장타 1위(약 259야드)를 달리고 있는 장타자다. 이번 대회에선 나흘 평균 255야드를 날렸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US 여자오픈 지역 예선이 없어졌고 본선 직행 기준이 종전 세계 랭킹 50위에서 75위까지 넓어지면서 랭킹 70위(3월 16일자 기준)였던 김아림도 출전권을 받았다.
선두와 5타 차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김아림은 5번홀(파5) 그린 밖에서 버디 퍼트에 성공한 데 이어 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8번홀(파3)에서 4.5m 버디를 추가하면서 선두에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10·11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가 나오며 흐름이 잠시 끊겼던 김아림은 16~18번홀에서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앞세워 3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아림은 16번홀(파3)에서 티 샷을 핀 뒤쪽에 정확히 보내 버디를, 17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핀 오른쪽에 아주 가깝게 붙여 또 버디를 낚았다.
공동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들어선 김아림은 두 번째 샷을 또 핀 앞으로 보내 3m 버디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김아림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57.1%(8/14), 그린 적중률은 77.8%(14/18), 퍼트 수는 28개였다.
김아림은 경기 후 "생각보다 티잉 에어리어가 당겨져 있어서 자신 있게 샷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아림이 경기를 마친 시점 약 세 홀을 남겨둔 에이미 올슨(미국)이 16번홀(파3)에서 샷 실수로 보기를 범하면서 김아림과 격차가 2타 차로 벌어졌고 남은 홀에서 올슨이 격차를 좁히지 못해 김아림의 우승이 확정됐다.
고진영이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2위(2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무리했고, 갑작스런 시부상을 겪고 대회를 완주한 올슨은 1타를 잃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시부노 히나코(일본)는 2타를 잃고 4위(1언더파 283타)로 하락했다.
최종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김아림, 고진영, 올슨, 시부노 등 총 네 명에 불과했다.
3타를 줄인 박인비(32)와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24)이 공동 6위(2오버파 286타)를 기록했고, 세계 랭킹 2위 김세영(27)은 유소연(20)과 공동 20위(6오버파 290타)에 자리했다.
3라운드 공동 3위에 올랐던 김지영(24)은 마지막 날 9타를 잃고 흔들려 공동 30위(8오버파 292타)로 아쉽게 마무리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