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25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나선 안신애(31)가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안신애는 9일 경기 파주시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1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5오버파 77타를 적어내 공동 113위에 자리했다.
지난 2019년 6월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 이후 2년 1개월 만에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안신애는 "원하는 만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해서 그런지 경기가 잘 안 풀려서 힘들었다. 오랜만에 대회에 출전하다 보니까 체력이 부족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경기하는 중에는 정말 재밌었다며 "오랜만에 출전해 선수들 경기도 보고 '나도 저렇게 플레이했지' 생각하면서 대리만족도 했다. 즐겁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KLPGA 투어 통산 3승의 안신애는 "프로 골프 선수로서 대회가 그리웠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드를 땄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가지 않았다. 지난해를 통으로 날리고 보니 그냥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고, 내가 투어를 뛰는 선수였다는 걸 리마인드하고 싶었다"고 출전 배경도 설명했다.
막상 오랜만에 경기에 나와 보니 정말 정말 힘들었다는 안신애는 "비거리가 줄어든 것이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었고, 체력적으로 부딪히니까 이 상태로는 같이 경쟁을 할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신애는 "기량도 전체적인 체력도 보완할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고, 이런 걸 확인해보기 위해 출전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성도 많이 됐고 내 위치가 어디였는지, 누구였는지를 잠시 잊고 살았다가 그 부분을 자각하게 돼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안신애는 지난해 20년 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에게 휴식을 줬다. 그는 "골프 선수는 하루라도 쉬면 안 된다는 강박감이 있다.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이랄까. 항상 계획을 짜야 하는 생활이었는데 쉬는 동안은 내가 그날 일어나서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걸 했다"고 말했다.
또한 안신애는 "은퇴 생각도 안 한 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20년도에 일본에서 1년 열심히 활동해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많은 박수를 받으며 마무리하는 상상을 했다. 그게 불가능해지면서 어떻게 마무리하는 게 선수로서 후회가 없는 거겠냐는 고민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 안신애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확한 답은 못 드리겠다. 수십번씩 생각이 바뀐다. 어쨌든 올 연말 안에 내 생각을 정리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미소지었다.
안신애는 오는 10일 열리는 2라운드에서 "전반처럼 잘 버티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그는 이날 1라운드에서 전반 9개 홀까지 버디 1개, 보기 1개 이븐파로 잘 버티다가 후반 9개 홀에서 5타를 잃고 아쉬워했다.
안신애는 "사실 오늘은 내가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조차도 모를 정도로 느껴본 지 오래된 감정을 느꼈다. 오늘 첫 매를 맞았으니까 2라운드는 오늘보다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