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24·뉴질랜드)가 베어 트로피 수상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까지 8000마일(약 12800km)을 날아왔다.
지난 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는 대서양을 거쳐 8000마일을 날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총상금 175만 달러)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도착했다.
시차 문제는 아직 없어 보인다. 리디아 고는 14일 대회 3라운드까지 13언더파 197타로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리디아 고는 "베어 트로피(최소 타수 상)가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솔직히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몰랐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TV를 보고 '아, 내가 4등이야?'라고 물었다. 최소 규정 라운드가 있는 줄은 몰랐다. 나뿐만 아니라 위의 세 명이 충분히 조건을 충족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리디아 고에게 해프닝이 있었다. 리디아 고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회에 출전한 뒤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이번 주에는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9일 개막하는 LPGA 투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까지 출전해야 베어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알고 급하게 일정을 바꿨다.
리디아 고는 평균 타수 부문에서 1~3위 넬리 코르다(미국), 고진영(26), 박인비(33)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3명은 최소 규정 라운드인 70라운드를 채우지 못해 베어 트로피 수상 자격이 되지 않는다. 리디아 고는 이번 주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과 다음주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해야 70라운드를 넘긴다. 리디아 고가 2개 대회 중 하나라도 불참했다면 이미 70라운드를 채운 평균 타수 5위 전인지에게 베어 트로피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의 2개 대회를 모두 치르는 게 마지막까지 가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마지막 두 경기를 치름으로써 나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수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베어 트로피를 받으려면 좋은 골프를 해야 한다. 다음주 일요일에 베어 트로피를 받는다면 정말 멋질 것이다. 나의 1년 전체를 요약하는 상이기 때문에 뜻깊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LPGA 투어 16회 우승을 차지했고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최연소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투어에서 가장 잘나가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아직 베어 트로피를 받은 적은 없다. 2016년 전인지와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의 최종 라운드 막판까지 경쟁했다가 전인지가 베어 트로피를 가져갔다.
리디아 고는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하게 되면 (베어 트로피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모든 선수가 투어에서 우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도 아니다. 명예의 전당에 있는 특정한 선수들과 내 이름을 나란히 한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