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골프] 용품 탓이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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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골프] 용품 탓이 지름길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1.11.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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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시형
사진=김시형

골프 스코어를 줄이기 위한 지름길이 있을까. 갈 길 먼 스윙 교정은 심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정신 건강을 위해 용품 탓으로 돌려보자. 

“골프는 형편없이 디자인된 도구로 작은 공을 쳐서 아주 작은 구멍에 집어넣는 게임이다.” 골프의 어려움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S. 처칠의 진심을 가득 담은 위트 섞인 말에 공감한다. 골프 클럽에 대한 비하도 아니고 골프 종목에 대한 폄하도 아니다. 이 어려운 골프에 대한 또 하나의 명언이 있다. “내 기도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이 바로 골프장이다.” 위대한 종교 지도자이자 엄청난 골프광이었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남긴 말을 돌이켜보면 골프를 대하는 자세가 다시 숙연해진다.

골프 스코어를 줄이는 방법은 많다. 단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갖춘 사람이 시간과 돈, 노력을 꾸준히 투자해야 가능하다. 험난한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며 이 모든 조건을 갖춘 골퍼가 몇이나 될까. 자,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5타 혹은 10타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을 제안한다. 자신의 용품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고스란히 용품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자신에게 꼭 맞는 용품으로 갈아타자. 숙지해야 할 팁 하나. 반드시 과시욕을 버려라. 아마추어 골퍼가 고민하는 키워드로 환승해야 할 용품을 추천한다. 

① 모태 슬라이스

걱정할 것 없다. 클럽 업체는 아마추어 골퍼의 최대 과제인 슬라이스 방지를 위한 장비를 마련해두고 있다.  섈로 스윙을 만들려고 애쓰지 마라. 안티슬라이스용 드라이버로 바꾸면 뚝딱이다. 헤드의 힐 쪽으로 무게중심을 집중시켜 안티슬라이스 효과를 주는 설계다. 조정 가능한 무게추로 맞춤형 안티슬라이스가 가능하고, 더 확실하게 드로 바이어스 모델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약 15~20야드의 오프 라인을 줄이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② 무조건 비거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99% 골퍼의 로망은 드라이브 비거리다. 이상적인 탄도와 적절한 스핀양이 조화를 이뤘을 때 최대 비거리를 낼 수 있다. 단순하게 스핀양만 줄여도 비거리 효과를 낼 수 있다. 백스핀양이 많아 탄도가 높아지면 비거리 손실이 큰 법이다. 클럽 스피드가 빠른 골퍼라면 로프트를 낮추거나 무게중심을 전방에 배치한 LS(Low Spin) 모델을 추천한다. 클럽 스피드가 느린 골퍼는 최적의 탄도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스핀양을 만들어내기 위해 헤드 중량이 가볍고 무게중심이 후방에 배치된 모델이 적합하다.  

③ 머슬백은 허세?

머슬백으로 멋 부리다 생고생이다. 아이언 샷 스킬이 투어 수준에 다다른 골퍼라면 정교한 컨트롤과 짜릿한 손맛을 위해 마음껏 사용해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혈기 왕성한 용기 정도로 순화하겠다. 쉽게 공을 띄울 수 있는 주조 아이언이 관용성을 보장하더라도 초보자용이라는 거부감이 있다면 단조 아이언 선택의 폭도 넓다. 보다 작은 헤드의 캐비티백 단조 아이언은 손맛을 느끼며 컨트롤 샷을 하는 데 용이하다. 단조 아이언이면서 주조 아이언의 장점을 결합한 중공 구조 아이언은 적당한 손맛과 비거리, 관용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다. 

④ 오직 페어웨이

평균 비거리가 보장된 골퍼라면 방향성에 눈을 돌린다. 관용성을 표현하는 관성모멘트를 따져야 한다. 드라이버의 경우 맥스(Max)가 붙은 모델을 고르면 된다. 최대 관성모멘트를 강조한 모델이다. 높은 관성모멘트는 임팩트 시 헤드의 뒤틀림이 적은 것을 의미한다. 뒤틀림이 적으면 클럽 페이스의 힐이나 토에 공이 맞더라도 실수 완화성이 높다. 미스 샷에도 비거리와 방향성을 지켜준다. 머슬백을 어려운 클럽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관성모멘트가 낮기 때문이다.

⑤ 샤프트 고민은 그만

아마추어 골퍼는 자신의 100% 스윙으로 스펙을 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의 클럽 스피드보다 강한 샤프트는 낮은 탄도에 슬라이스를 유발한다. 반대로 약한 샤프트는 높은 탄도에 훅 구질이 나올 수 있다. 샤프트 중량이 무거울수록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킥 포인트에 따라 같은 강도와 중량의 샤프트도 다른 영향을 준다. 하이 킥 포인트 샤프트는 높은 탄도와 훅 구질로 고민하는 클럽 스피드가 빠른 골퍼에게 적합하다. 반면에 로 킥 포인트 샤프트는 클럽 스피드가 느리고 높은 탄도의 슬라이스성 구질을 골퍼에게 유리하다.  

⑥ 롱 아이언 불안증

롱 아이언이 아마추어 골프백에서 점점 사라진다. 5번 아이언마저 퇴출 위기에 놓였다. 하이브리드의 위세다. 편하고 쉽게 치려는 트렌드의 반영이다. 하이브리드는 쉽게 띄우고 멀리 보낸다. 안정성도 높아졌다. 컨트롤이 어려운 롱 아이언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롱 아이언에 아쉬움이 남았다면 드라이빙 아이언이나 유틸리티 아이언으로 대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와 롱 아이언의 장점을 모았다. 클럽 스피드가 빠르고 클럽 페이스 중앙에 공을 맞힐 능력자라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⑦ 친구따라 말렛 퍼터

말렛 퍼터 사용률이 급증한다. 트렌드를 따를 필요는 없다. 퍼팅 스트로크 스타일에 따라 퍼터 타입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곡선을 그리는 스트로크 라인을 만드는 토-행 디자인의 블레이드 퍼터와 곧은 스트로크 라인을 그리는 페이스-밸런스트 디자인의 말렛 퍼터로 나뉜다. 아마추어 골퍼는 거리를 맞추기 힘들고 쇼트 퍼트에도 취약하다. 헤드가 블레이드보다 크고 무거운 말렛 퍼터는 정렬이 용이하고 관용성이 높아 쇼트 퍼트에 유리하다. 하지만 거리를 맞추기에는 헤드가 가볍고 조작성이 용이한 블레이드 퍼터가 낫다. 두 가지 유형을 모두 맞춘 미드-말렛형 퍼터의 선택도 가능하다.  

⑧ 골프공도 막 쓰면 낭패

당신의 파우치에 들어 있는 골프공을 떠올려라. 브랜드는 제각각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로스트 볼도 끼어 있을 것이다. 라운드마다 뒤섞인 다른 공을 사용하면 일관된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 시즌을 기준으로 같은 종류의 공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골프공의 코어를 감싸는 겹이 많을수록 좋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겹이 늘어날수록 무게가 늘어나고 재질은 부드러워져 스핀양도 증가한다. 목적에 따라 선택하자. 클럽 스피드가 느린 골퍼는 비거리를 목적으로 2피스, 비거리와 정확성이 필요하다면 3피스, 클럽 스피드가 빠르고 정교한 쇼트 게임과 정확성을 요구한다면 4피스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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