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 탓에 장시간 대기해야 했지만 이경훈(31)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이경훈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소그래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작성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캐머런 영(미국) 등과 공동 19위에 자리했다.
전반 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던 이경훈은 9번홀(파5)부터 본격적으로 타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9,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신고했던 그는 11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았다. 15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오긴 했으나 남은 홀에서 파로 마무리하며 라운드를 마쳤다.
라운드 후 이경훈은 “긴 하루였던 것 같다. 8번홀 끝나고 경기가 거의 3시간 가까이 중단돼 오래 기다리면서 플레이했다. 처음 여덟 홀이 잘 안 풀렸다. 퍼팅이 잘 안되고 버디를 잘 못 만들었는데 오히려 쉬고 난 후에 연속 버디도 잡고 이글도 잡아서 분위기 전환을 잘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비와 낙뢰로 인한 궂은 날씨에 고생했다는 이경훈은 “원래 내 티 타임 대로 생각해서 4시 50분에 일어나 준비 했는데 시간이 연기 됐다는 문자를 받고 좀 더 잤다. 자다가 나와서 한 시간 딜레이 된 그 시간으로 연습을 하고, 거의 뭐 12시간 이상 나와서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쉬는 동안 밥도 먹고 쉬고, 아기도 보고 여유롭게 있었다”는 이경훈은 “코스가 작년에는 엄청 그린이 딱딱했는데 올해는 공략이 달라서 나도 좀 당황스럽다. 아이언을 쳐도 백스핀이 많이 걸리는 상황이라 거리 계산을 잘해야 할 것 같다. 대신 그린이 소프트하면 선수들이 타수를 잘 줄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나도 기회를 많이 잡겠다. 내일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날씨에 맞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잘 쉬어야 할 것 같다. 비가 올 테니까 아이언, 거리감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작년이랑은 공이 맞고 튀는 게 많이 달라서 거리감을 좀 맞추면 버디 기회가 잘 올 것 같아서 그걸 연습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