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엄마 안선주(35)가 국내 투어 개막전 1라운드부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안선주는 7일 제주 롯데스카이힐제주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오전조 가운데 선두로 올라서며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1라운드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았다. 3번홀(파4)에서 투 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추가한 안선주는 5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8, 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 13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는데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보기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1라운드를 마쳤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28승을 거둔 안선주는 올해 국내 투어에서 뛸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쌍둥이를 출산한 그는 아직 첫 돌도 안 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에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올해 국내투어에서 뛰고 내년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일본으로 넘어갈 계획이다. 다행히 JLPGA투어에 1년 더 출산휴가를 쓸 수 있다.
안선주는 “60대 타수로 끝낼 줄 생각도 못했다. 제주는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해서 바람이 변수다. 내일도 남아있기 때문에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들이 생기면서 제대로 시즌 준비를 할 수 없었다. 안선주는 “아이들이 어려서 시즌 준비를 하기 힘들었다. 주중에는 부모님 도움을 받았다. 친정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덕분에 주중에는 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내 몸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주말에는 아이를 봐야 했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았다. 출산 후 6개월 정도 살도 많이 쪄서 몸을 원상태로 돌리고 싶었는데 힘들더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엄마이기 때문에 신중해졌다. 그래서 오늘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오늘 하루는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국내 투어에 뛰면서 예선 통과가 목표다. 이후 일본에 가면 2승을 더 한 뒤 30승을 채워 영구 시드를 받고자 한다. 안선주는 “오늘 정도만 치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웃으며 “근데 골프라는 게 오늘 잘 한다고 내일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잘 치는 젊은 선수들을 보며 자극도 받았다. 안선주는 “워낙 잘 치는 후배들이 많아서 내가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라 많이 배우려고 한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부럽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는데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하지만 내 골프를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