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 투어가 갤러리 입장을 일제히 허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국내 투어가 흥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14일부터 갤러리 입장을 전면 허가했다. 코리안투어는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개막전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에서부터, KLPGA투어는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메디힐·한국일보챔피언십서부터 갤러리를 받았다.
국내 투어는 2020년부터 갤러리 입장을 금지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확대되면서 2년 동안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러야 했다. 갑작스럽게 조용해진 대회장에서 선수들은 응원이나 박수 소리 없이 경기를 뛰었다.
선수들은 갤러리 입장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나희원(28)은 “갤러리가 안 계시다가 있으니까 말소리가 잘 들리긴 했는데 잘 치면 잘 쳤다고 해주시니까 재밌었다”고 전했다. 박상현(39)은 “감격스럽다. 이번 시즌 관건은 갤러리다. 갤러리가 있을 때는 스스로 본인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웃었다.
평소 좋아하는 선수였던 박현경(22)을 응원하기 위해 페럼클럽을 찾은 한 남성 팬은 “그동안 꾸준히 대회를 보러 다녔는데 2년 전부터 나오지 못해서 아쉬웠다.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응원하고 나도 저렇게 쳐야겠다고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입장하는 갤러리를 위해 대회를 운영하는 대행사 측도 바삐 움직였다. 한 직원은 “분명히 2년 전만 해도 하던 일이었는데 갑자기 하려니까 확실히 감을 잊은 것 같더라”면서 “챙겨야 할 게 많았지만 그래도 삭막했던 대회장이 따뜻해진 것 같아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좋다”고 전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KPGA 코리안투어와 KLPGA투어는 볼거리가 다양했다. 남자 대회에서는 김주형(20)이 10대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평균 타수 1위, 제넷스 포인트 1위, 상금왕을 휩쓸었다.
KLPGA투어에서도 박현경이 최고 권위 대회에서 39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박민지(24)는 6승을 쓸어담으며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그 외에도 해외파 선수들이 종종 국내 투어에 찾아왔지만 골프 팬은 화면으로만 봐야 했다. 골프 대회 특성상 모든 선수를 중계로 잡아줄 수 없기 때문에 그마저도 응원하는 선수가 중계에 잡히지 않으면 볼 수 없었다.
KPGA 코리안투어와 KLPGA투어는 올해 역시 역대급 시즌을 준비했다. 코리안투어는 22개 대회, 총상금 최소 160억원을 걸었고, KLPGA투어도 역대 가장 많은 대회(33개), 총상금은 3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슈퍼 루키 경쟁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갤러리 입장은 관중 수익은 물론, 광고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크고 작은 후원사 역시 갤러리에게 광고가 많이 노출되길 기대하고 있다. 또 팬데믹으로 인해 골프 인구가 급증해, 3년 전보다 갤러리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긍정적인 기대 속에서 그동안 조용했던 국내 골프 투어는 갤러리 입장을 반색하고 있다.
[사진=KLPGA투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