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충북)=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작년에 (박)민지 언니와 (박)현경이를 보면서 어떻게 저런 플레이를 할까 했는데…”
임희정(22)이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낸 그는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하며 2위 김희준(22)을 1타 차로 밀어내고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임희정은 7, 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았다.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10번홀(파5)과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임희정은 1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더했다.
15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으나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가 됐다. 티 샷이 밀려 러프에 갔으나 버디 찬스를 잘 잡아냈다.
임희정은 “레인보우힐스라는 어려운 코스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서 좋다. 작년에 민지 언니와 현경이를 보며 어떻게 저런 플레이를 할까 했는데 오늘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재밌게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54홀 최소타 기록(201타)을 세우고 최종 라운드에서 박현경과 쫓고 쫓기는 혈투 끝에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만 6승을 거둔 박민지는 올해 역시 벌써 2승을 신고하며 ‘대세’를 이어갔다.
임희정은 “민지 언니를 보며 나와 뭐가 다를까 생각했다. 오늘 연습 그린에서도 민지 언니에게 ‘왜 그렇게 잘 하냐’고 물어봤다. 근데 언니도 솔직하게 다 얘기해주더라. 나도 언니를 보며 동기부여가 된다”고 털어놨다.
올해 초 교통사고로 아직까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치료를 받고, 파스까지 붙이며 대회를 치르고 있다. 이제 한 템포 쉬어가야겠다 할 때 한국여자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임희정은 “한국여자오픈만 버티자는 마음이다.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메이저 대회고 내셔널 타이틀 아닌가. 최대한 큰 대회에 초점을 맞추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코스는 전장이 짧지만 샷을 정확하게 쳐야 한다. 오늘 샷 감이 좋았고 2~3m 퍼팅이 잘 들어가 점수가 좋았다. 오후로 갈수록 그린 스피드가 느려진다. 시간 흐름에 따라 그린 스피드를 잘 읽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곱씹었다.
임희정은 “아직 절반밖에 안 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마지막 홀 티 샷처럼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 그래서 체력을 많이 비축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