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잘 했어요.”
라이벌 구도를 펼치고 있지만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고받는 중이다. 올해 3승을 기록 중인 박민지(24)와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임희정(22) 이야기다.
박민지와 임희정은 8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보하우스디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 출전했다. 숨가쁘게 투어 일정을 소화하던 둘은 지난 한 주를 쉰 뒤에 다시 투어에 복귀했다.
둘은 현재까지 KLPGA투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박민지는 지난해 6승에 이어 올해도 3승을 더하며 질주 중이고, 임희정은 시즌 초반 교통사고를 겪으며 어렵게 시작하는 듯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셔널 타이틀 한국여자오픈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이들은 한국여자오픈 당시 우승을 두고 최종 라운드에서 쟁탈전을 펼쳤을 만큼 주목을 받았다. 물론 임희정이 큰 타수 차로 앞서고 있기는 했으나 타이틀 방어를 노리는 박민지가 매섭게 추격하며 승부를 흥미진진하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임희정과 박민지는 한 조에서 플레이했다. 임희정이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 박민지는 보기 없이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며 공동 6위와 10위에 자리했다.
라이벌 구도로 주목을 받는데 한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하면 부담을 느낄 법도 했지만 둘은 서로를 ‘본받을 존재’라고 칭했다.
한국여자오픈 때부터 ‘박민지에게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얘기하던 임희정은 “둘이 버디를 계속 잡으며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면서 “위에 목표가 있다는 것은 내게 좋은 효과다. 민지 언니는 작년과 올해 포함해 9승을 기록 중인데 나는 고작 2승이다. 그래도 비교되는 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민지 언니는 자기가 선택한 클럽이나 샷에 후회 없이 한다. 그런 점이 닮고 싶다. 선수들은 클럽 선택에 미스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민지 역시 임희정에 대해 “나이를 떠나 본받고 싶은 동생이다. 스윙은 워낙 좋고 밸런스도 좋다. 선수로서 뭘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FM 같은 느낌이다”며 “같이 밥을 먹거나 라운드를 해도 선의의 경쟁으로 함께 올라갈 수 있는 사이다. 내가 루즈해질 때마다 희정이를 보며 힘을 낼 수 있다. 오늘도 희정이와 함께 해서 잘 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박민지와 임희정은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을 받으며 함께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너지 효과는 그 힘이 어디까지 증폭할지 예측할 수 없다. 두 선수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