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연장 후에도 전인지(28)는 단단했다. 부활했다는 말에도 고개를 저었다.
전인지는 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이스트로디언주 굴레인의 뮤어필드(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AIG위민스오픈(총상금 730만 달러)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5타 차였던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와 공동 선두까지 이룬 전인지는 연장전까지 치렀다. 연장 4차전에서 보기를 범하며 준우승에 만족하긴 했지만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에도 좋은 경기 감각을 자랑한다.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에서 공동 22위, 트러스트골프위민스스코티시오픈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연장전을 치른 전인지는 “골프는 끝날 때까지 모르는 스포츠다”면서 “아쉬운 것만 보게 된다면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을까 한다. 그것보다 내가 얻고 가는 것, 경험으로 받은 것을 보면 결국에는 쌓이고 쌓여서 내게 돌아올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올해 화려한 부활을 했다는 말에 전인지는 “나는 LPGA에서 굉장히 어린 편에 속한다.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도 내가 나이가 많다거나 내려가는 길에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 앞으로도 내 앞길은 펼쳐져 있고, 창창한 길이 앞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물론 속상하고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도 있지만 그건 그 순간의 어리광이었을 뿐이다. 큰 그림을 보려고 했고 그게 눈앞에 보여졌기 때문에 우승으로 보답해드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가 많이 아쉬우셨겠지만 연장 마지막까지 보시면서 쫄깃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경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바람이라면 우승으로 보답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