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태훈(24)이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시리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머쥐었다. 이제 주 무대 코리안투어 정상을 노린다.
옥태훈은 21일 제주 서귀포시의 롯데스카이힐제주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시리즈코리아(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8년부터 코리안투어에서 뛰었던 옥태훈은 지금까지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6월 코오롱한국오픈에서도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버텼지만 마지막 홀에서 드라이버가 OB에 나며 6위에 그쳐야 했다.
2020년 아시안투어 시드를 땄지만 주로 코리안투어에 뛰었기 때문에 지난 시즌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우승에 목말랐던 옥태훈에게 제주에서 열린 인터내셔널시리즈코리아가 기회의 장이 됐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선 옥태훈은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 사이 김비오(32)와 트레버 심스비(미국)가 공동 선두로 추격했다. 하지만 후반 11~13번홀에서 세 홀 연속 버디를 해내며 단숨에 2타 차 단독 선두까지 달아났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사이 김비오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연장전으로 흐를 뻔했으나, 옥태훈 역시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옥태훈은 “그동안 잘 안되면 포기를 많이 했다. 오늘도 전반에 잘 안됐다. 6번홀에서 티 샷을 잘 쳤는데 돌에 맞고 왼쪽으로 튕겨서 라이가 되게 안 좋은 곳으로 갔다. ‘오늘도 안 되나 보다’ 했는데 캐디 형이 ‘무슨 소리냐, 정신 똑바로 차려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더 정신 차리고 후반으로 넘어가서 잘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6월 한국오픈 때도 무너졌던 이유에 대해 드라이버가 안 됐다고 했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생각을 바꾸고 앞으로 더 현실적으로 골프를 쳐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7만 달러다. 한화로 환산하면 3억이 훌쩍 넘는다. 옥태훈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몸이 많이 아프셔서 일찍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저를 혼자 키우시다보니 많이 힘들어하셨다. 많은 역경을 딛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짓고 어머니와 부둥켜안으며 엉엉 울었던 옥태훈은 “이번 대회로 자신감을 얻었다. 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 잃지 않고 2승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아시안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