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몸이 아파서 그만 둘까 생각도 했는데…골프 선수가 너무 하고 싶었다.”
아마추어 때는 대회에 나갔다하면 우승을 휩쓸었던 김영수(33)는 프로에 데뷔한 지 11년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머쥐었다. 9일 인천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영수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었다. 2007년에는 송암배, 익성배, 허정구배 등 굵고짧은 아마추어 대회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8년에는 국가대표에도 발탁됐다.
그렇게 ‘골프 천재’였던 김영수는 프로에 데뷔하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8년에는 시드를 잃고 챌린지투어에서 뛰어야했다.
그러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김영수는 계속 앞을 보고 나갔다. 시드는 잃었지만 챌린지투어에서 2승을 챙기며 상금왕으로 2019년 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했고, 이후 꾸준히 코리안투어에서 성적을 냈다.
김영수는 “프로에 처음 왔을 때는 나도 기대를 많이 했고, 주변에서도 많이 기대했다. 그래서 욕심이 났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어린 시절 너무 열심히 한 탓일까.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2016년께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침대에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해 옆으로 굴러 내려와야 할 정도였다.
그 고통 속에서 골프를 그만 할까 고민도 했지만 결심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만큼 골프에 대한 애정이 컸다. 김영수는 “골프 선수가 너무 하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든 재정비해서 나서자고 생각해 재활도 받았고 노력했다. 노력하고 계속 앞을 보고 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계속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 성과를 거머쥐었다. 첫 승은 물론 3억원의 우승 상금과 PGA투어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 제네시스스코티시오픈 출전 티켓까지 잡았다.
김영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제네시스인비테이셔널을 갤러리로 많이 가봤다.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인비테이셔널을 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좋은 기회가 생기면 이 대회에서 뛸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기회를 잡았다”고 기뻐했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