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희망을 보였다.
성유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에와비치의 호아칼레이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를 엮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성유진은 1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공동 2위인 조지아 홀(잉글랜드)이나 하타오카 나사(일본), 나타끄리타 웡타위랍(태국) 등 공동 5위와 1~2타 차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나, 이번에 우승하면 LPGA투어에 직행할 수 있다.
성유진은 이번 대회에 추천 선수로 나섰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첫 승을 장식하며 이번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만약 이번에 성유진이 정상에 오른다면 지난해 8월 마야 스타르크(스웨덴·ISPS한다월드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8개월 만에 LPGA투어에서 비회원이 우승하게 된다. 한국 선수로는 2020년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던 김아림(28) 이후 처음이다.
성유진이 깜짝 활약을 하면서 위기론과 마주했던 한국 여자 골프에 모처럼 활기를 더했다. 올해 유해란(22)이 Q시리즈에서 수석 통과하는 등 쾌거를 이루긴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면서 여자 골프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비판을 샀다.
성적도 좋지 않았고, 새 인물도 없었다. 코로나19 제한이 조금씩 풀리면서 최혜진(24)과 안나린(27), 김아림(28)이 나섰지만 기존 선수들이 부상·부진을 겪었다. 2015년부터 한국이 5년 연속 이어가던 신인왕은 태국 선수들에게 내줬고, 지난해엔 4승 합작에 그쳤다.
KLPGA투어 선수들도 세계 무대 진출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해외파 선수들은 국내 무대에 나설 때마다 후배들에게 도전을 격려했지만, 해외 생활 부적응, 언어, 이동 문제 등을 걱정한 선수들은 주저했다.
만약 성유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해외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골프 팬에게는 모처럼 LPGA투어에서 깜짝 우승하는 한국 선수의 활약을 보일 수 있다.
성유진은 “LPGA투어 대회라 떨렸지만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하려고 했다”면서 “우승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다. 최고의 골프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