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26)이 부상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이다연은 30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에프앤씨 제45회KLPGA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다연은 이제 갓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방신실(19)을 상대로 선배다운 날카로운 샷 감을 발휘했다. 특히 후반 15번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세 홀 연속 버디를 낚는 승부사 기질도 발휘했다.
이다연의 시즌 첫 승이자, 통산 7승째는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 왼쪽 팔꿈치와 손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절반을 날렸다. 학업을 병행하며 바쁜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를 노렸던 이다연은 아쉬움만 삼켰다.
그는 “2월 중순부터 풀스윙을 했다”면서 “재활할 때는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관절 꺾는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 것부터 재활을 해야 했다. 운동을 시작하고 채를 잡고 스윙도 10%부터 올려나가며 한 스텝, 한 스텝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이다연의 프로 인생에는 굴곡이 있다. 2016년부터 정규투어에 나섰던 그는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했고, 그 다음 해에는 왼쪽 발목을 다쳐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시드 걱정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이겨내고 팬텀클래식에서 거짓말처럼 첫 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한국여자오픈, 한화클래식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KLPGA투어 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하던 찰나 지난해 수술대에 올랐지만, 잘 복귀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다연은 “깔끔하게 쉬니까 깔끔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다시 준비할 때는 고민이 많았다. 이미 리셋한 상황이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준비 기간이 짧기도 했고 뭔가 다시 하려고 하기 보다는 전만큼 끌어올리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면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승으로 화려한 복귀를 알린 이다연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면서도 “전에는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한다. 계속 도전할 수 있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