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다소 부진했던 고지우(21)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서 첫 승을 차지했다.
고지우는 2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버치힐(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엮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고지우는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정규투어에 입성한 2년 차 고지우의 첫 승이다. 우승 상금으로는 1억4400만원을 받았다.
선두에 4타 뒤진 단독 6위였던 고지우는 선두 그룹이 지지부진한 사이 전반에만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본격적으로 우승 경쟁에 뛰어드려고 했다. 백미는 10번홀(파5) 이글이었다.
평균 티 샷 거리가 7위(250.82야드)일 정도로 장타자에 속하는 고지우는 10번홀에서 티 샷으로 296.5야드를 날려 페어웨이를 지킨 뒤, 세컨드 샷을 홀에 약 3.5m 거리에 붙여 투 온에 성공했다. 이글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그는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고, 13번홀(파4)과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격차를 벌렸다.
고지우는 이예원과 신인상을 두고 다투다 부문 2위로 마쳤다. 신인상은 얻지 못했지만, 지난해 29개 대회에 출전해 6번이나 톱10에 들며 순조롭게 데뷔 시즌을 치렀다. 상금 순위도 12위(2억9845만835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다. ‘버디 폭격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준우승하긴 했지만, 컷 탈락하거나 중위권을 전전했다. 그러다 지난주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6위를 기록해 반등하기 시작했고, 이번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고지우는 “핀 위치를 보고 ‘버디 하기 힘들겠다, 투 온이 가능한 파5 홀 두 개 정도만 버디를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욕심 내지 말고 안전하게 공략했더니 버디가 잘 나오면서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떠올렸다.
이어 “작년에 버디를 많이 해서 중요한 순간에 큰 실수를 많이 했다. 그런 실수들 덕분에 많이 배웠다. 작년에는 루키라서 그런지 무모한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10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는 고지우는 최종 라운드에 들어서면서 “그냥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회 라운드를 마치면 안된 것들을 생각하며 공 100개 가까이 치고 퍼트 연습을 하고 퇴근한다”면서 “운동도 좋아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편이다. 쉬는 날에도 운동하고, 경기 있을 때도 한 두 시간씩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부터 개인적으로 마음 고생이 많아서 골프에 집중을 못했다. 이제는 골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1승 했으니 우승도 더 많이 하고 싶고, 고향인 제주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또 메이저 대회 우승도 목표다. 나중에 미국 진출도 하고 싶고, 세계 랭킹 1위가 최종 목표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