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엄재웅(33)이 고향에서 열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복귀를 알렸다.
엄재웅은 29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잃었다.
그러나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박상현(40)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8년 휴온스셀러브리티프로암에서 첫 승을 차지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 상금 2억원과 부상으로 현금 2억원을 더 받았다.
지난해 7월 왼쪽 손목 인대가 파열되면서 병가를 냈다. 상태가 악화돼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하다 올해 7월에서야 복귀했다. 이후 아시안투어까지 병행하며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올해 2월 뉴질랜드오픈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했고, 9월 말 열린 머큐리스타이완마스터스에선 34위를 차지했다.
후반 홀에 접어들어서도 박상현과 엎치락뒤치락한 승부를 펼쳤다. 누구하나 치고 나가지 못했다. 그러던 사이 박상현이 16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티 샷이 페널티구역에 빠진 탓이다.
엄재웅의 공도 16번홀에서 페널티 구역 쪽으로 향했지만 공이 살아있었고, 플레이를 이어가 보기로 마무리했다. 엄재웅은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마쳤고, 박상현은 마지막 18번홀에서도 타수를 잃었다.
엄재웅은 “최근 아시안투어에서 3라운드부터 챔피언 조로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승 기회가 왔다가 놓치는 경우도 많았지만 경험이 됐고 이번 대회에서는 그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목이 좋지 않아서 손목에 무리가지 않는 스윙으로 변화를 줬다. 샷에 대한 정확성을 위주로 보완했다”면서 “경쟁 상대가 박상현 선수라 끝까지 방심할 수 없었다.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 마지막 홀까지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가족이 항상 응원해줬고 메인 스폰서인 우성종합건설 회장님께서 항상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고향 팬들의 많은 응원 덕분에) 오히려 더 힘이 났고 경기도 잘 풀린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개인 타이틀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함정우가 5314.75점으로 제네시스 대상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정환이 2위(4910.91점), 박상현이 3위(4738.81점)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상금 순위에서도 박상현이 7억5473만7030원으로 선두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리빙레전드’ 박상현이 올해 대상과 상금왕을 모두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