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 2년 전 역전패에 드롭 논란 딛고 값진 PGA 첫 정상
강성훈이 많은 시련을 딛고 값진 PGA 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다.
강성훈(32 CJ대한통운)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 7,5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790만 달러, 한화 약 93억1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엮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강성훈은 공동 2위 멧 에브리와 스콧 피어시(이상 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11년 PGA 투어에 데뷔한 강성훈은 데뷔 9년 차에, 159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승 상금은 142만2000 달러(16억7000만 원)다.
제주도 출신인 강성훈은 연세대를 나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해 4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롯데 스카이힐 오픈'에서 우승한 강성훈은 촉망받는 유망주였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데뷔 후 2010년에 첫 우승을 한 강성훈은 2011년 PGA 투어에 데뷔해 2013년~2015년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 내려가는 부침도 겪었다.
강성훈은 그사이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CJ 인비테이셔널'과 '코오롱 제56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며 재기를 노렸고, 2016년 다시 PGA 투어에 입성했다.
2017년 '셸 휴스턴 오픈'에선 2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무려 6타를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우승을 예감하는 듯했다. 3라운드까지도 3타 차 단독 선두를 유지한 강성훈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쳤다. 그사이 무섭게 버디를 잡은 러셀 헨리(미국)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해엔 드롭 위치를 놓고 속임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강성훈은 '퀴큰론스 내셔널' 최종 라운드 10번 홀에서 공을 해저드에 빠뜨린 뒤 드롭하는 과정에서 동반자 조엘 데이먼(미국)으로부터 속임수를 썼다는 비난을 받았다.
PGA 투어 측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냈고 강성훈도 데이먼의 주장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훈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PGA 투어 데뷔 9년 차에 값진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강성훈은 우승 후 한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해냈다"고 말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공식 인터뷰에 응한 강성훈은 "15살 때 아버지가 미국으로 보내주셨고, 덕분에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버지가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강성훈의 아버지 강희남 씨는 제주도에서 식당을 운영했으며, 2017년 제주도에서 열린 PGA 투어 'CJ컵' 당시 PGA 투어 선수 약 40명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등 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