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회상하는 9살 성현이 “라운드 기회 적어 비 안 오길 기도”
박성현(26)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 약 45억7000만 원) 출전을 앞두고 19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린 시절 연습하던 때를 떠올렸다.
박성현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 6741야드)에서 열리는 201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은 "작년 KPMG 전 경기까지 굉장히 안 풀렸다. US 오픈에서 컷 탈락도 되고 메이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때 선물 같은 우승을 받았고 그래서 캐디와 껴안고 울었다. 당시 기억이 아직 생생하고 너무나 소중한 4일 경기였기 때문에 더 마음이 벅찼다"고 돌아봤다.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역시 최종 라운드 16번 홀 해저드 샷을 꼽은 박성현은 그보다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연장전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성현은 "연장전 두 홀을 치면서 (유)소연 언니랑 팽팽하게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했고 두 홀 다 버디하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 마지막 버디 퍼팅은 머리가 하얘질 정도로 집중했고 긴장했는데 버디가 들어간 순간 모든 긴장이 다 풀렸다.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박성현이 어린 시절 실내 연습장에서만 연습한 사연을 들려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박성현은 "9살 때 골프 시작해서 3년 정도는 3m 거리에서 치는 실내 연습장에만 있었다. 3년 동안 라운드는 4~5번 정도만 나갔다. 거의 1년에 한 번씩 나갔다는 건데 그만큼 라운드 한 번 나갈 때가 굉장히 소중했고 그날만 기다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했다. 몇 번 안 나가는 라운드에서 그 전날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밤에 나가서 비 안 오길 기도하고 그랬다. 그 정도로 라운드가 소중했다"며 미소지었다.
금전적으로 부유한 환경이 아닌 데다가 한국은 라운드비가 비싸서 라운드를 많이 못 나갔다는 박성현은 "솔직히 그때는 불만은 많았다. 나도 밖의 연습장을 돌고 싶고 라운드를 많이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단단한 스윙이 만들어졌고 기본기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성현은 "어제 프로암에서 처음 코스를 돌아봤는데 작년과 비슷했다. 작년보다 그린이 훨씬 단단했다. 전체적으로 드라이해서 페어웨이 키핑이 어려웠고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때 넘어가는 게 많아서 신경 써야 한다. 작년보다 확실히 어려워진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처음 타이틀 방어에 나선 'US 여자오픈'에선 컷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올해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박성현의 말이다. 박성현은 "작년엔 6월까지 샷감, 퍼트 감이 좋았던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우승보다는 좋은 감을 찾자는 게 우선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감이 훨씬 더 좋고 우승도 더 일찍 했기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하는 마음이 훨씬 편하고 여유롭다"고 밝혔다.
이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부담감보다는 라커룸에 내 사진이 있고 내 이름이 있는 주차 자리도 있어서 기분이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성현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대니얼 강(미국) 등 역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자들과 함께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4시33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LPGA 공식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