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에게 미리 부탁까지” 박성현, 소렌스탐에 들은 조언은?
[양양=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박성현(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전설 애니카 소렌스탐(49, 스웨덴)에게 들은 조언을 소개했다.
박성현은 21일 강원 양양군의 설해원 골든비치에서 열린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에서 공 한 개를 번갈아 치는 포섬 매치에 소렌스탐과 같은 조로 편성돼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소렌스탐은 LPGA 투어 통산 72승(메이저 10승)을 기록한 명실상부 여자 골프 최고의 선수다. LPGA 투어에서 깨지지 않는 한 라운드 '꿈의 59타'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2014년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201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2008년 은퇴한 소렌스탐과의 경기가 처음이다. 현역 선수가 여제인 소렌스탐과 경기한 경우는 드물다. 2010년 은퇴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의 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박세리는 비교적 최근인 2016년에 은퇴했고, 줄리 잉스터(미국)는 아직 현역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현은 "첫 우승 때만큼이나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느낌을 표현했다.
박성현은 포섬 매치에서 소렌스탐과 호흡을 맞췄다. 소렌스탐이 티샷을 하면 박성현이 두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렸다. 소렌스탐의 버디에 박성현이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은 이 대회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소렌스탐은 21일 생일을 맞은 박성현을 향해 코스 위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박성현은 다신 없을 소렌스탐과 만남을 대비해 캐디에게 미리 자신이 물어보고 싶은 점을 전달했다고 했다. 영어가 서툴러 제대로 의사 표현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중 박성현이 소개한 소렌스탐의 조언 중 하나는 웨지샷이었다. 소렌스탐은 박성현에게 "웨지샷은 꾸준한 연습이 많이 필요한 샷이다. 나는 1야드 단위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고 마음에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소렌스탐은 포섬 매치 전엔 "사실 박성현을 잘 알지는 못한다. TV로 봤고 대단한 선수라는 건 알고 있다. 오늘 함께 플레이하면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과 함께 2오버파 74타를 합작해 우승한 뒤엔 "박성현의 드라이버 샷이 많이 나가 감탄했다. 퍼팅으로 많은 세이브도 했다. 서로 응원하면서 많이 웃고 좋은 경험을 했다"며 박성현을 칭찬했다.
쭈타누깐은 "로레나가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나 물어보라고 했다. 그땐 뭘 물어봐야 할지 몰라 질문을 못 했는데 방금 전에 이메일 주소를 받았다. 나중에 연락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줄리는 항상 내게 록스타라고 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박세리, 소렌스탐, 오초아, 잉스터 등 네 명의 LPGA 투어 레전드, 또 박성현, 렉시 톰슨(미국),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이민지(호주) 등 현재 LPGA 투어를 이끌어가고 있는 현역 네 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대회를 주최한 박세리는 "바쁜데도 불구하고 한자리에 모여준 레전드, 현역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운영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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