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전엔 KB, 10년 만에 우승하니 안송이로 불려요"
보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은 우승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덜 간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금왕, 대상, 최소 타수 상 등 개인 타이틀에 더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안송이(29)의 10년 만의 우승 스토리에 많은 축하가 쏟아졌다.
안송이는 19일 서울 삼성동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우승 후에 골프장에 갔는데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안송이는 지난 10일 KLPGA 투어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10년 동안 정규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준우승만 세 번을 기록한 안송이는 우승 기회에서 흔들려 우승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안송이는 "여태 선두권에 가서 잘했던 적이 없었다. 항상 미끄러졌다. 그땐 잠도 못 잘 정도로 우승에 대한 생각이 많았고 쫄아서 몸이 컨트롤 되지 않을 정도였다. 우승 기회를 놓친 적이 너무 많아서 '이번에도 놓치면 바보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이번엔 떨지만 말자, 꼭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돌아봤다.
또 안송이는 하반기에 함께 호흡을 맞춘 캐디 장서원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안송이는 "캐디가 옆에서 잘 보듬어주고 긴장 안 하게끔 조언해줬다"고 덧붙였다.
안송이는 "사실 전에는 내 이름보다 '혹시 KB(메인 스폰서) 아닌가?'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우승 후에 골프장에 가니 '안송이다'라며 많이들 알아봐 주셨다. 주목받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안송이는 "우승을 한 번 하니까 계속하고 싶고 자신감이 생겨서 상금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못 할 것도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안송이는 이날 대상 시상식에서도 위너스 클럽 대표로 수상 소감을 발표하며 "골프하는 많은 분이 나를 보고 위로와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오래 기다린 만큼 기쁨이 정말 크다"는 안송이는 비시즌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해 2020시즌을 노린다. 안송이는 "하반기에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해외 훈련은 한 달 정도로 짧게 가고 국내에서 2개월 동안 연습하면서 살을 찌우고 체력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다. 다들 말라 보인다고 하니까 그것도 스트레스더라"고 밝혔다.
"이목구비가 굉장히 입체적이다. 너무 예쁘다"는 칭찬엔 "화장해서 그런가 봐요"라며 크게 웃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