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 골프 투어 개막도 못해보고 시즌 접어야 하나
27일 현재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432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172명이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도 22명 늘어 407명 됐다.
도쿄 올림픽 연기 발표 이후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길거리에서 사망하거나 집에서 숨지는 일도 발생하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한국과 중국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지만 일본은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 일본 프로 골프뿐만 아니라 프로 스포츠의 개막전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5월 중순 국내 개막전을 치르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상황은 심각하다. 일본도 한국처럼 남자보다 여자 투어의 인기가 높다.
JLPGA투어는 연간 37개 대회의 개최를 계획했지만 6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기로 한 요넥스레이디스골프토너먼트까지 모두 14개 대회의 개최가 불발됐다. 무려 40%에 육박하는 수치(37.8%)다.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 선수는 현재 한국으로 들어와 훈련을 하는 상황이다.
대회 개최 2~3주 전에 취소 여부가 전달되는데 그때마다 선수들의 한숨은 늘어갈 뿐이다.
일본 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는 빨리 개최하고 싶지만 선수들이 많이 불안해하는 상황이다”라면서 “특히 외국 선수들은 자국 투어로 컴백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 한 명은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이렇게 오랫동안 쉬어본 적은 없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훈련을 하며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투어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한국에 발이 묶여 50일째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서울 명동의 레지던스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다치키와 마사키 기자도 “협회가 독자적으로 개최를 강행하겠다고 섣불리 말하지 못할 것이다”면서 “일본 현지의 여러 프리랜서 기자 역시 대회가 열리지 않아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하반기 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6월까지도 이 사태가 지속된다면 10개 대회도 채 치르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