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의 연대별 레슨] ③ 1970s 잭 니클라우스 “황금곰의 테이크백 비결” 

2020-07-06     서민교 기자

골프다이제스트는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레전드의 연대별 레슨> ① 벤 호건, ② 아널드 파머, ③ 잭 니클라우스, ④ 톰 왓슨, ⑤ 닉 팔도, ⑥ 타이거 우즈, ⑦ 로리 매킬로이 순으로 시대의 거장들이 털어놓은 더 뛰어난 플레이를 위한 비결을 공개한다. 

▲ 스윙 시작하기

사실 정확히 어느 순간에 백스윙이 시작하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 왜글부터 ‘정적 프레스(그립을 단단하게 쥐는 것)’,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회전하는 것, 테이크어웨이까지 워낙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가 거의 하나의 연결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크백을 시작하는 최악의 방법은 정적인 상태나 뻣뻣하게 얼어붙은 자세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스윙이 들쭉날쭉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억지스럽고 뻣뻣해진다.

일반적인 경우 타깃 라인을 따라 앞뒤로 클럽을 왜글한다. 일직선으로 뒤로 뺐다가 볼이 놓인 지점을 ‘통과’하는 것이다. 확실한 페이드 샷을 구사하고자 할 때는 약간 아웃-인의 경로로 클럽 헤드를 왜글하고, 드로 샷을 하고 싶을 때는 인-아웃 라인을 따라 클럽 헤드를 왜글한다. 이렇게 미리 라인을 잡아줄 경우 내가 구사하려는 샷을 머릿속에 그려서 각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 근육을 적절한 패턴의 동작으로 움직이도록 이끌 수도 있다.

볼 앞에서 왜글을 하며 자세를 조정할 때는 클럽을 상당히 느슨하게 쥔다. 그러다가 백스윙을 시작하기 직전에 손으로 샤프트를 한두 번쯤 누르듯이 그립을 단단하게 여민다. 나는 이걸 ‘정적 프레스’라고 부르며 더욱 일반적인 포워드 프레스 대신 활용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2 마지막 준비 동작으로 손을 단단히 여미면 이제 곧 해야 할 스윙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이 온몸에 강하게 퍼진다. 이 단순한 동작은 당면한 수행 과제에 대해 모든 근육을 준비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서도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동작은 내 게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내가 구사하는 모든 샷의 시작이 됐다. 누구나 이와 비슷한 게임의 ‘출발신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백스윙은 그립을 단단히 쥐는 것의 반동으로 시작한다. 그 반동과 동시에 고개를 오른쪽으로 약간 회전한다. 왜냐고?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건 ‘정적 프레스’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동작이다. 둘째, 머리를 고정할 때보다 더 완전하고 자유롭게 어깨를 회전할 수 있다. 셋째, 가장 중요한 점이다. 다운스윙에서 몸이 왼쪽으로 흔들려서 임팩트 전에 상체가 볼을 앞서나가는 일이 없도록 막아준다. 

3 약간의 왜글은 샷을 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 단계에서 몸을 ‘느슨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상적인 왜글이라면 백스윙 초반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즉 손과 팔, 몸, 다리의 동작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클럽으로 왜글을 할 때 체중이 뒤와 앞으로 아주 미세하게 이동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다리가 팽팽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왜글을 하는 동작 자체가 팔과 손목에도 같은 작용을 한다.

4 대부분의 엘리트 골퍼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포워드 프레스를 활용한다. 게리 플레이어는 오른쪽 무릎을 왼쪽으로 찬다. 포워드 프레스라고 하면 백스윙을 시작하기 직전에 다리와 히프 그리고 손을 타깃 방향으로 약간 움직이는 것을 포함한다. 

프레스를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내게는 너무 가변적인 동작이다. 내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늘 똑같은 방식으로 백스윙을 시작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립을 단단히 여미는 것, 즉 ‘정적 프레스’는 똑같이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움직임이 적고 더 차분하다. 

5 뛰어난 골퍼들 중에는 스윙을 시작할 때 머리를 나처럼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샘 스니드가 대표적이다. 다운스윙을 할 때 머리가 볼에서 ‘벗어나거나’ 볼을 ‘넘어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동작을 시도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백스윙이 진행되는 동안 머리가 오른쪽으로 밀려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클럽을 좇아가는 많은 골퍼들의 경우처럼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스윙 아크가 변하면서 아무리 잘하더라도 일관성이 떨어지는 샷이 나오게 된다. 나도 이걸 제대로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클럽 헤드의 움직임을 지켜보지만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곁눈이나 주변시로 본다. 

6 테이크어웨이의 가장 중요한 규칙 가운데 하나는 몸의 왼쪽과 관련이 있다. 몸의 왼쪽 부분 전체를 함께, 다시 말해서 ‘일체형’으로 움직여야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해야 파워와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테이크백을 시작할 때 몸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근육에 힘이 들어가거나 압력이 느껴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왼쪽 전체를 하나의 단위로 움직여서 테이크어웨이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천천히 클럽을 볼 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처음 30cm까지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천천히 테이크백을 한다. 처음 이 구간에서는 클럽을 아무리 천천히 움직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 이 30cm 구간에서 극단적으로 천천히 테이크백을 시작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게 몸의 다른 부분이 독자적으로 더 빨리 움직여서 동작을 주도하는 걸 방지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여기서 더 뒤로 스윙을 진행하면 클럽의 모멘텀이 스윙의 템포를 높여줄 것이다. 

백스윙의 시작은 거의 언제나 스윙의 남은 부분을 ‘프로그래밍’한다. 이 경우에 테이크어웨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몇 가지 요인이 더 있다. 첫째, 어깨와 히프의 회전이 허락하는 한 손목을 되도록 오래 꺾지 않으면서 클럽을 뒤로 곧게 빼서 최대한 가장 넓은 스윙 아크를 그린다. 둘째, 최대한 오랫동안 클럽 페이스를 타깃 라인과 직각으로 유지하고, 클럽 페이스를 인위적으로 그 라인 위에 유지하기 위해서 손과 손목을 회전하지 않는다. 셋째, 클럽 헤드를 스윙하는 동작의 순수한 모멘텀에 따라 손목이 자연스럽게 코킹될 때까지 왼팔과 클럽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마지막 부분이 특히 유용하다. 이들은 테이크백에서 클럽 헤드가 손보다 뒤처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드레스 때 손목에서 힘을 지나치게 빼는 것이 원인일 수 있는데 이건 ‘정적 프레스’로 고칠 수 있다. 

이보다 더 흔한 이유는 테이크백을 시작한 직후 클럽 헤드가 잔디에 걸리는 것이다. 클럽을 지면에 너무 무겁게 내려놓았거나 심지어 어드레스 때 클럽 헤드로 볼 뒷부분을 누를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잔디에 걸리는 걸 방지하고 매끄러운 동작을 구사하려면 지면 위로 스치듯이 테이크백을 하면 된다. 이게 어렵다면 최소한 지면에 아주 가볍게 내려놓도록 해보자. 

9 스윙을 어떻게 시작하든 처음 동작(최초의 30cm 구간)은 클럽을 뒤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스윙을 하면서 최대한 매끄럽고 신중하게 구사해야 한다. 그리고 몸의 회전으로 자연스럽게 타깃 라인 안쪽으로 움직이기 전까지는 클럽 페이스가 볼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 

[글_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