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코로나19로 삼촌 두 명 잃어…가족에 바치는 우승”
세르히오 가르시아(40, 스페인)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우승 후 "가족에게 바치는 우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르시아는 5일(한국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의 잭슨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2위 피터 말나티(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가르시아는 후반 14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여 이글을 잡더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핀 80cm 거리에 정확히 배달해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가르시아는 "완벽한 마무리였다"고 자평했다.
가르시아는 우승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9형제인 아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두 명의 형제를 잃었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동생, 그러니까 자신의 삼촌 앙헬이 일주일 전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버지가 코로나19가 시작되자마자 다른 형제인 파코도 잃었다고 전했다.
가르시아는 "아버지에게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이것은 가족을 위한 우승"이라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코로나19로 지난 6월 PGA 투어가 재개한 후 9개 대회에서 톱 텐 한 차례에 그쳤고 컷 탈락 네 번을 당했다. 최근 4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세 번이나 될 정도로 부진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랭킹 5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가르시아는 세계 랭킹 51위에서 38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또 가르시아는 PGA 투어 유러피언투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10년 동안 매해 1승 이상씩을 기록했다. PGA 투어로만 따지면 통산 11승째다.
3년 만의 패권 탈환을 노리는 마스터스를 한 달 앞두고 거둔 우승으로 자신감도 가득 찼다.
가르시아는 "우승하지 못했더라도 경기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눈을 감고 퍼팅하는 '노룩 퍼트'다. 3년 전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도 이 방법을 활용했다고 했던 가르시아는 "지금은 눈을 감고 퍼팅하는 게 오히려 정상적으로 느껴진다"며 "매번 퍼트를 완벽하게 쳐야 성공하는 건 아니다. 눈을 감으면 '이걸 꼭 해야 해'라는 기계적인 되뇌임이 아니라, 본능이 앞서 더 자유로운 느낌으로 퍼팅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 방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가르시아는 "어떤 우승도 당연하지 않다. PGA 투어든 유럽 투어든 아시안 투어든 훌륭한 어린 선수들이 많고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수준으로 경기하고 있다. 요즘 세계 어느 곳에서나 우승하는 건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