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10타 차여서 오히려 긴장…전관왕 욕심은 반반”
[이천=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메이저 퀸' 김효주(25)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정상에 오른 뒤 "10타 차로 시작해서 오히려 긴장했다"라고 밝혔다.
김효주는 18일 경기도 이천시의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9언더파 279타로 8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10타 차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린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오히려 전반 2번홀(파4)과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김효주는 "10타 차이가 나서 긴장했다. 타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다 보니까 오히려 편안하지 않았다. 골프장 자체가 너무 어려워서 우승했던 롯데칸타타 때보다 더 긴장했다"라고 돌아봤다.
흔들리던 김효주는 6번홀(파4)에서 티 샷이 카트 도로를 맞고 295야드나 구른 뒤 오른쪽 러프로 들어가는 행운도 맞았다. 여기서 두 번째 샷을 핀 3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김효주는 "볼이 카트 도로에 있다고 생각했지 카트 도로를 넘어간 지는 몰랐다. 볼 라이도 너무 좋았고 나무에 걸리는 것도 없었고 심지어 왼쪽 백 핀이어서 앵글도 너무 좋았다.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효주는 "올해 대회 중 가장 어려운 대회였다. 오늘 이후로는 당분간 여기에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러프에 많이 들어갔음에도 레이업 후 세이브가 굉장히 좋았다. 그린 주위, 100m 안에서도 세이브가 좋아서 우승할 수 있었다. 쇼트 게임이 잘 됐고 러프에 안 빠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평균 타수 1위(69.1714타)를 지킨 건 물론 상금 랭킹 1위(6억5618만7207원), 다승 공동 1위(2승)에 오른 김효주는 대상 포인트 1위만 오르면 2014년 이후 다시 한번 전관왕 신화를 이루게 된다. 현재 대상 포인트는 4위(295점).
김효주는 "최소 타수 상은 계속 욕심나는 타이틀이고 나머지까지 욕심내면 너무하지 않나 싶다. (전관왕을)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 미국 투어(LPGA)를 뛰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다른 선수들이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다"며 웃은 뒤 "반은 욕심나고 반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대회는 아프지 않은 한 다 나갈 것이다. 지금 목 상태가 좋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다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 우승으로만 치면 201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14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을 놓친 바 있다.
김효주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 아픔을 오늘 좀 씻은 것 같다. 골프 치면서 울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때 굉장히 아쉽고 슬펐다"고 말했다.
올 시즌 2승을 거두고 전관왕을 노리며 전성기였던 2014년을 떠올리게 한 김효주다. 김효주는 2014년 KLPGA 투어에서 메이저 3승을 포함해 5승을 거뒀고 대상, 상금왕, 최소 타수 상, 다승왕 등 개인 타이틀을 모두 휩쓸었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이 더 좋다고.
김효주는 "그전엔 페어웨이도 잘 안 벗어나고 똑바로만 치는 스타일이었다. 똑바로 가니까 찬스가 많아서 잘 쳤는데 지금은 삐뚤어 가더라도 리커버리가 좋고 확실히 쇼트게임이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전엔 그냥 똑바로 치는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전보단 공을 잘 다룬다"고 설명했다.
김효주는 KLPGA 챔피언십 4위, KIA자동차 한국여자오픈 2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등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톱 4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김효주는 "집중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코스 세팅이 너무 어렵다 보니까 실수를 해도 안전한 쪽으로, 데미지를 많이 안 입는 곳으로 미스를 하기 때문에 메이저에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식단도 조절해 비거리를 늘린 김효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LPGA 투어에 가지 못한 것도 아쉬워했다.
김효주는 "변화를 많이 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빨리 LPGA 투어에 가고 싶다였다. 작년과 얼마큼 다른 플레이를 할지 기대가 많았다. 이미 올해 초부터 진작에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11월까지 휴엔케어 여자오픈과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까지 최대한 소화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다. LPGA 투어에선 12월부터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과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에 출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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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