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전 세계 1위 쩡야니 “진짜 쩡야니로 돌아가고 싶다”
전 세계 랭킹 1위 쩡야니(32·대만)가 부활을 준비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하지 못한지 3243일.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지는 663일. 그런 쩡야니는 오는 26일(한국시간)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노나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게인브리지 LPGA에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엔 아예 대회 출전 기록이 없었는데, 2019년 봄 허리를 다쳐 왼쪽 다리까지 통증을 느꼈고 수술 대신 휴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2020년 복귀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까지 대만에 머물렀다.
2012년까지 쩡야니는 세계 랭킹 1위였다. 쩡야니를 위협할 선수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재 세계 랭킹은 919위. LPGA 명예의 전당 입회까지 남은 포인트 4점은 몇 년째 채워지지 않고 있다.
쩡야니는 지난 11일 미국 골프위크와 인터뷰에서 "코스에서 몇 번이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쩡야니의 코치 크리스 메이슨은 쩡야니가 아시아에서 열린 대회에서 5위를 하면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고 다음 주에 톱 텐에 올랐는데 "왜 슬럼프에 빠졌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2011년 대만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 마지막 날엔 2만 명이 넘는 팬들이 쩡야니 우승을 응원했다.
쩡야니는 "우리 가족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고 했고, 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은 "쩡야니와 함께 대만에 가는 것은 톰 브래디와 함께 보스턴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쩡야니의 대만 기자회견은 마치 대선과도 같았다. 카메라가 몇 대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이는 점점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쩡야니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는 것.
쩡야니는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을 땐 하루에 12시간씩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샷 입스가 왔다. 페어웨이와 그린에 안정적으로 공을 올리기 시작하자 이번엔 퍼팅에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쩡야니를 또 다른 곤경에 빠트렸다.
현재는 공에 선을 긋고 퍼팅하기 시작했고, 쩡야니는 "전보다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 공 치는 건 전보다 나아졌다. 단지 아직 정신적인 부분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쩡야니는 2019년 10일 동안 명상 수련회도 등록했다고 한다. 매일 정오 이후 대화도, 휴대폰도, 컴퓨터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밥도 먹지 않았다. 처음으로 5일 동안 울었다.
그해 가을 대만 스윙잉 스커츠 LPGA 대회에 갤러리로 참석하곤 "난 여전히 이 게임을 좋아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쩡야니는 "내 인생을 그렇게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 그동안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골프를 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골프위크는 "슈퍼스타로 추앙받으면서 인간으로 성장하려는 노력은 때론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쩡야니는 천천히 하고 싶어 한다. 개인적인 기대치를 낮추고 최근 몇 년 동안 그녀를 괴롭혔던 모든 압박감을 떨쳐버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더는 1위를 목표로 하고 싶지 않고 단지 코스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고 전했다.
쩡야니는 "진짜 쩡야니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