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이 좋다’ 고진영, 1R 2타 차 4위…박인비·김세영 7위(종합)

'어벤져스' 여자 골프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 1라운드를 무난하게 출발했다.

고진영은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엮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고진영은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들린 새그스트롬(스웨덴·세계 75위)와 2타 차 공동 4위에 올랐다.

고진영은 12번홀까지 1타를 잃고 헤매다가 13, 14번홀과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상위권으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버디 6개와 보기 3개.

그는 경기 전반까지는 샷이 흔들려 고전했지만 이후 영점을 잡더니 13번홀(파4)에서 3.2m 버디와 14번홀(파5)에서 2m 연속 버디를 낚았고, 16번홀(파3)에서는 티 샷을 2.4m 거리에 붙여 버디, 17번홀(파4)에서도 5m 버디를 추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8승(메이저 2승)의 고진영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죽었다 깨어나도 언더파를 기록하고 끝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다"며 "올림픽은 개인적인 부분보다는 국가를 대표해 경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태극기를 더 높은 곳에 꽂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4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인비(33·세계 3위)는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1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로 공동 7위에 자리했다.

박인비는 2번홀(파3)부터 버디를 잡았고 5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6번홀(파3)에서도 두 번째 샷을 핀 50cm 거리에 남겨놓으며 불 붙은 샷 감을 뽐냈던 박인비는 이후 버디를 추가하지 못하고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박인비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빗나간 뒤 긴 거리의 2.5m 파 퍼트가 홀에 아깝게 닿지 못해 보기를 기록하고 1라운드를 마쳤다.

LPGA 투어 통산 21승(메이저 7승)의 박인비는 "금메달을 위해서는 폭발적인 라운드가 한 번은 나와야 하고 전반에는 오늘이 그날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후반에 퍼트가 많이 안 떨어져 아쉬웠다"며 "남은 라운드에서는 샷감을 잘 유지하고 퍼팅감은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영(28·세계 4위)도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이고 박인비와 함께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LPGA) 투어 통산 12승(메이저 1승)의 김세영은 세계 랭킹 4위에 올라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리우 올림픽 공동 25위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는 게 목표다.

김세영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은 뒤 5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80c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버디 기회에서 종종 버디 퍼트를 놓치는 모습이 보였고 12번홀(파5)에서는 그린을 놓치고 보기를 적어냈다. 14번홀(파5)에서는 버디를 잡았지만 16번홀(파3)에서는 1m 버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박인비와 김세영은 퍼팅에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효주(26·세계 6위)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로 공동 15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선수들은 폭염 속에서도 모두 상위권으로 1라운드를 출발했다.

이날은 섭씨 36도가 넘는 무더위로 선수, 캐디 모두 고생했다. 너무 더워서 캐디들은 캐디 조끼를 입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했다.

렉시 톰프슨(미국·세계 12위)의 캐디는 열사병에 걸려 15번홀 이후 미국 팀 단장 도나 윌킨스에게 캐디 백을 넘겼다.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은 LPGA 통산 1승의 선두 새그스트롬은 "매우 덥지만 감당할 수 있다"며 "아시아에서 골프 경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할지 잘 알고 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수건, 우산도 있고 에너지만 잘 유지하면 괜찮다. 현 시점에서는 캐디가 선수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6주 전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넬리 코르다(미국)가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아디티 아쇽(인도·세계 200위)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코르다는 "물을 마시기 싫을 정도로 홀마다 물을 한 병씩 마셨다"며 "티 샷할 때 머리가 아플 정도로 덥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인비도 "20년 골프 치면서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자국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하타오카 나사(일본·세계 9위)와 리우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세계 11위) 공동 16위(1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더위만이 문제가 아니다. AP통신은 태풍이 다가오고 있으며 3라운드가 열리는 6일 폭우가 내릴 확률이 70%나 된다"고 전했다.

국제골프연맹(IGF)의 여자부 경기 기술 담당인 헤더 데일리-도노프리오는 "54홀 경기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빠르면 2라운드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극심한 더위에 따른 선수들의 건강 문제로 인해 이틀 동안 27홀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