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최악의 성적표 받은 고진영, 사흘간 명예회복 해낼까
고진영(27)이 복귀전 첫날부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컷 오프가 없는 대회인 만큼 명예회복은 충분히 가능하다.
고진영은 20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6개, 퀸튜플보기 1개를 엮어 8오버파 80타를 쳤다.
고진영이 LPGA투어에서 80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버파를 치는 경우도 난코스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나 CME그룹투어챔피언십을 제외하면 손에 꼽힐 정도로 없는데 이날은 8타나 잃었다.
전반은 나쁘지 않았다. 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4, 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6번홀(파4) 보기도 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바운스백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부터 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10번홀(파4) 보기를 시작으로 13번홀(파4)까지 네 홀 연속 보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3오버파로 하위권에 떨어졌을 때 18번홀(파5)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18번홀에서 티 샷이 크게 감겨 잠정구를 쳤는데 이 마저도 감겨 맞아 나무 덩쿨 밑으로 들어갔다. 결국 다섯 번째 샷에서 우측 러프로 공을 빼냈다. 그린 주변 러프에서 시도한 일곱 번째 어프로치도 짧아서 그린 앞에 뚝 떨어졌다. 결국 마지막 홀 기록은 퀸튜플보기. 소위 말하는 ‘양파’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으나 세계 랭킹 ‘넘버 원’인 고진영이 1라운드에서는 한국 선수 중 가장 낮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하위 에인절 인(미국)과 1타 차에 불과하다.
그러나 희망의 끈은 아직 살아있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은 컷 탈락이 없다. 남은 날이 21일만 있는 게 아닌, 23일까지 경기를 이어갈 수 있다.
고진영은 이번에 많은 게 걸렸다.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게다가 티띠꾼은 고진영과 같은 조에서 9언더파 63타로 코스레코드를 적어냈다.
1위를 내주고 다시 탈환한다 하더라도 약 두 달 간 손목 부상으로 휴식을 취하고 복귀 무대로 국내 대회를 택했다. 고진영이 국내 갤러리와 호흡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기다. 오랜만에 국내 팬과 만난 고진영에게는 성적을 떠나 자존심이 걸렸다.
고진영은 지난 2019년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첫날 5오버파 77타를 치고 공동 102위까지 떨어져 부진했으나 남은 사흘 동안 잘 만회해 공동 14위로 마친 바 있다. 세계 1인자 고진영이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BMW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