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조의 여왕’…오지현 “골프 선수보다 김시우 아내로”
지난해 12월 결혼한 김시우(28)와 오지현(27)이 부부가 된 후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렸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인 하와이(총상금 79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3타 뒤진 상태에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섰지만 김시우는 전반 1~3홀에서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백미는 17번홀(파3)이었다. 16번홀(파4)에서 경쟁자 헤일리 버클리(미국)가 버디를 잡으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자 김시우는 17번홀에서 칩 인 버디를 해내며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이후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버클리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이 결정되자 김시우를 찾은 것은 다름아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7승을 기록 중인 오지현이었다. 둘은 지난해 12월 백년가약을 올렸다. 대회 출전 겸 신혼여행 삼아 함께 온 하와이에서 우승을 함께 수확했다. 오지현은 이날 역시 갤러리로서 김시우와 함께 했다.
김시우는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댈러스로 돌아가 짐 정리를 하고 지난주에 좀 일찍 하와이에 왔다. 코스 밖에서는 내가 대회에 출전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했고, 아내와 함께 있어서 힘이 됐다. 대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서 “대회에 나선 게 아니라 여행에 온 것처럼 즐겼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지현은 “내가 선수일 때 시합하는 것보다 더 떨린다. 같은 선수로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기 때문에 더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같이 대회에 온 건 7번째인 것 같은데, 이렇게 빨리 우승해서 기쁘고 결혼한 뒤에 우승이라 더 기쁘다”고 얘기했다.
우승이 결정된 후 살짝 울먹였던 오지현은 “솔직히 즐겁고 재밌을 줄 알았는데 내가 경기하는 것보다 훨씬 떨리고 긴장됐다. 남편이 우승 확정되고 나서 안겼는데 눈물이 났다”면서 “모든 대회를 같이 다닐 예정이다. 이제는 골프 선수보다 김시우 프로 아내로서 열심히 내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PGA투어 통산 4승째를 기록한 김시우는 이번 주 열리는 PGA투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그가 2021년에 정상에 올랐던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