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도 감사해”…두 차례 컷 탈락, 박민지 ‘우승 DNA’ 깨웠다
“제 자만을 한 번씩 누를 수 있으니까 감사하죠.”
박민지는 지난 7월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에버콜라겐·더시에나퀸즈크라운과 두산건설위브챔피언십에서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했다.
그 시기에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에서는 공동 20위 성적을 냈다. 메이저 대회 결과가 어찌 됐든, KLPGA투어에서 18승을 거둔 박민지가 2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 한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으로 꽤 드문 일이다.
하지만 박민지는 금세 페이스를 되찾았다. 지난주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6위에 오르며 톱10을 기록한 그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총상금 17억원)에서도 이틀 내내 선두 싸움을 벌였다.
박민지는 25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한화클래식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엮어 2타를 줄이면서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단독 선두로 마무리했다.
그는 “어제보다 페어웨이를 잘 지키지 못했는데, 나는 러프에서 자신 있으니까 파 세이브를 하는 방향으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흐름이 좋지 않았으나, 잘 바꾸며 언더파로 마쳤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사하게도 대회에 집중이 잘 되고 있다. 잘 안될 때는 집중이 잘되지 않지만, 그런데도 그 시기 동안 배운 게 많아 잘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박민지는 이번에 우승하면 KLPGA투어 메이저 대회 5개 중 4곳에서 우승하게 된다. KLPGA투어 최초가 된다. 그는 “방어와 공격을 영리하게 하려고 했는데 11번홀에서 욕심을 딱 한 번 부렸더니 벙커에 들어갔다. ‘어쩜 7년 내내 매번 욕심이 화를 부르네’ 하고 생각했다. 긴장해야 하긴 하지만, 상위권에 있는 만큼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지난주 하이원여자오픈에 이어 경기력을 살린 원인에 대해 “컷 탈락할 때도 꾸준히 대회에 나가며 감을 잡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래서 안 되는구나, 잘못됐구나’ 깨달으며 감을 찾으려고 했다. 계속 잘 되기만 했다면 콧대가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가끔은 이렇게 안 되는 게 감사하다. 한 번씩 자만을 누르게 된다”고 웃었다.
18승을 해도 메이저 대회이기 때문에, 또 선수이기 때문에 여전히 우승 욕심은 난다. 박민지는 “1년에 1승씩 할 때는 어쩌나 얻어걸린 거라 생각했다. 한 해에 6승씩 할 때는 우승하려고 대회에 나갔다. 너무 공에 티 내지만 말자고 생각하고 출전했다. 이번 대회도 우승하고 싶다”며 정상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