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 목표가 어느새 ‘3승+9억원’…임진희, 2년 만에 ‘환골탈태’
2년 만에 다른 선수가 됐다. 깜짝 첫 승으로 우승 DNA를 장착한 임진희(25)는 개인 타이틀을 넘어 세계 무대로 눈을 돌린다.
임진희는 22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솎아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임진희는 임희정(23), 이소미(24) 등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당당히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3승째이자 KLPGA투어 통산 5승을 적어냈다.
임진희는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고는 4~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해냈다.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잡은 후반 11~12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해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챔피언 조가 지지부진한 틈을 타 15번홀(파5)과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마무리했고, 이소미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놓치면서 임진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임진희는 2021년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첫 승을 거머쥐었다. 남보다 늦게 골프를 시작해 국가대표 상비군도 해본 적 없던 임진희는 우승 전까지만 하더라도 드림투어나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전전했지다. 그러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무명 반란’을 일으켰다.
이후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5타 차 역전에 성공해 첫 승을 차지한 임진희는 우승 DNA를 뽐내며 2022년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톱10에도 8차례 해냈고, 상금 순위 14위에 자리하며 깜짝 우승이 아님을 증명했다.
올해는 더 빼어나다. 5월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진희는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3승을 차지했다. 3승째를 기록하며 상금 순위 3위, 대상 포인트 2위, 평균타수 6위에 자리했다. 전년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 2021년만 하더라도 시즌 상금 3억원이 목표였던 그는 어느새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를 바라본다.
임진희는 “올해 매일 나를 봐줄 수 있는 프로님을 섭외했다. 그래서 나는 레슨받는 프로님이 세 분이나 된다. 욕심이라면 욕심이고 투자라면 투자다. 주니어 때는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연습량만 무조건 늘렸는데 지금은 레슨을 더 받고 라운드를 한 번이라도 더 갈 수 있다. 그 결실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남들은 ‘과하다,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하는데 나는 날 믿고 나아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운동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잘할 수 없는 게 굉장히 많다. 하지만 골프는 개인 스포츠고 나만 잘하면 된다. 다른 종목에 비해 노력의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는 물론 상비군도 못했지만, 첫 승 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임진희는 올해 다승왕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은 대회에서 1승을 더 하면 가능하다. 현재 박지영, 이예원과 공동 선두다. 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2년 만에 완전히 신세가 바뀐 임진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