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에 죄송하다” 눈물 쏟은 국민 영웅…박세리는 ‘희망’을 외쳤다
[삼성동=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이런 사소한 개인적인 문제로 헛된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골프는 몰라도 박세리는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민에게 박세리는 영웅적인 존재다. 국가가 힘든 IMF 시기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겼다.
그런 박세리가 가족 일 때문에 눈물을 쏟았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박 씨는 재단 법인 도장을 위조해 사용했고, 재단은 관련 기관으로부터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연락을 받아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재단은 이사회를 통해 박 씨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재단 이사장인 박세리가 결정한 일이다. 박세리도 한 표를 던졌다. 박세리는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박세리는 결국 눈물을보였다. 박세리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너무 화도 난다”면서 “아버지를 계속 막았다. 반대하고 아버지 말에 찬성한 적도 없다. 그러나 내 선택 권한은 없었다. 나는 내 길을 갔고 아버지도 갈 길을 가신 것 뿐이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토로했다.
전부터 박세리가 아버지의 채무를 탕감해줬다.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진 않았지만 박세리는 “갑자기 이런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우리 재단은 모든 비즈니스가 불가능하다”면서 “내 아버지이기 때문에 채무 문제를 변제했지만 더 이상 내가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선을 넘었다. 하나가 정리되면 또 다른 게 나왔다. 거짓말처럼, 누군가 줄 서있는 것처럼 나오더라. 그래도 가족이라 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이상 내게 어떤 채무 관련 문제가 와도 책임지지 않겠다고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세리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는 있다. 은퇴 후 자신이 정한 ‘제2의 인생’을 떳떳하게 살고자 한 것.
박세리는 “나는 확고하게 내 길을 정한 사람이다. 가야 할 길, 방향, 꿈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더 확실하게 밝히고 가야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꿈을 이루고자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은퇴하고 회사를 만들어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다. 유망주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부터는 그 마음이 굳건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아버지 채무를 갚아주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 같고 지금의 화를 더 부른 것 같다”면서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교훈인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또 다른 교훈을 얻는 것 같다. 살다보면 별 일이 많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데, 거기서 신중하게 더 크게 넓고 보며 살아가겠다. 아직까지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고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유망주 후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용인시와 협업해 선수 후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