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환의 골프용품 이야기 #10] 고반발 골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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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환의 골프용품 이야기 #10] 고반발 골프볼
  • 류시환 기자
  • 승인 2019.03.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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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쉽게 풀어본 골프용품 전문용어

골프 용품 설명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문 용어. 그동안 어렵게 느꼈던 골프 용품 전문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류시환의 골프 용품 이야기 열 번째 주제는 ‘리얼 스펙’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고반발 드라이버’ 칼럼이 나간 후 ‘고반발 골프볼’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드라이버처럼 비거리를 크게 늘인 골프볼이 있지 않냐”는 물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불순한 의도로 몰래 사용하는 골퍼가 있다”는 문제 제기까지 더해졌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자는 마음에 ‘고반발 골프볼’을 먼저 소개하게 됐습니다.

 

골프볼에도 규칙이 있다

‘고반발 골프볼’은 높은 반발력으로 비거리가 긴 골프볼을 소개할 때 쓰입니다. 고반발 드라이버처럼 비공인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독자들은 비거리가 일정 수준 이상을 뛰어넘는 비공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고반발 골프볼이라고 모두 비공인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여러분이 생각하는 고반발 골프볼, 즉 비공인 골프볼은 어떤 것일까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골프를 관장하며 각종 규칙을 제정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골프용품에는 다양한 규칙이 있는데 골프볼도 예외가 아닙니다.

골프 규칙 중 부속 규칙에 골프볼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 중 주목할 내용이 무게와 크기입니다. 무게는 1.620온스(45.93g) 이하, 지름은 1.680인치(42.67mm) 이상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비공인 고반발 골프볼이라면 무게, 크기와 관련 있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규칙에는 골프볼의 공인, 비공인을 결정하는 테스트 방법과 제한 비거리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골프볼 규칙에는 ‘볼이 날아간 거리와 굴러간 거리를 합계한 거리는 R&A에서 승인한 기구로 테스트할 때 R&A 내규의 골프볼 총거리 표준에 명기된 조건에 의하여 지정된 거리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정해진 기구로 테스트했을 때 최대 비거리를 제한한다”는 뜻입니다. 

이 규칙을 세분하면 이렇습니다. 1. 비거리의 기준은 캐리와 롤을 합산한다. 2. 승인한 기구로 테스트를 한다. 3. 지정된 거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 4. 무게와 크기를 제한한다.

골프볼 성능, 어떻게 측정하나

그럼 골프볼의 성능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까요. 실제 측정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실외에서 스윙 로봇 같은 장비로 골프볼을 치고 날아가는 거리를 측정하는 게 아닙니다. 실내에서 시뮬레이션으로 골프볼의 성능을 측정합니다. 기압, 온도, 바람 등 외부 환경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얻으려는 방법입니다. 

테스트 장비는 USGA의 인도어 테스트 레인지(Indoor Test Range)를 이용합니다. 약 65피트 길이의 장비인데 16피트마다 초고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정해진 속도로 골프볼을 치고 날아가는 골프볼의 위치를 파악하고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지요.

이때 기준이 ‘얼마나 빠르게 날아가느냐’입니다. 빠르면 그만큼 멀리 날아가니까요. 골프볼 규칙에는 ‘볼의 초속은 R&A 내규의 골프볼을 위한 초속 표준에 명기된 조건에 의하여 지정된 한도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골프볼이 처음 출발하는 속도인 ‘초속’이라는 구체적인 조건이 등장합니다.

초속과 비거리의 상관관계

골프볼은 날아갑니다. ‘비행’이라고 표현하는데 날아가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출발 속도, 출발 각도, 최고점, 스핀양, 낙하 각도 등입니다. 

출발 속도가 빠를수록 골프볼은 멀리 날아갑니다. 또 출발 각도가 적정해야 최대한 멀리 날아갑니다. 스핀양과 딤플은 공기저항과 연관된 것으로 비거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가운데 골프볼 규칙은 ‘초속’을 제한합니다.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별개로 하고 초속만큼은 규칙 내에 있어야 합니다. 비공인 고반발 볼이라면 초속을 최대한 높여 비거리를 늘이게 됩니다. 그리고 초속에 영향을 미치는 게 크기와 무게인 것이지요.

물리학으로 본다면 질량 대비 부피가 작을수록 직진성이 큽니다. 골프볼도 같습니다. 작을수록, 무거울수록 멀리 날아갑니다. 야구공과 배구공 중 어느 것을 더 멀리 던질 수 있는지 따져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유통되는 비공인 골프볼은 골퍼가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작게, 조금 더 무겁게 만들어집니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

지난번 칼럼에 “고반발 골프볼을 사용해 내기 골프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나이가 들며 비거리가 줄어든 골퍼가 골프에 흥미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비거리 증대용 비공인 클럽과 골프볼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경쟁에서 앞서고자 하는, 특히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라면 지탄 받아 마땅합니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라고 합니다. 골퍼로서 자신의 품격과 가치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포츠이기에 하는 말 같습니다. 신사답게, 순수한 마음으로 골프를 즐기는 우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고반발 골프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리얼 스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류시환의 골프용품 이야기] 이해하기 쉽게 풀어 본 골프 용품 전문 용어는 매주 화요일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류시환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soonsoo8790@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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