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니드의 업적 그리고 타이거의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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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니드의 업적 그리고 타이거의 추격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3.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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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와 샘이 만났을 때 그리고 눈앞에 다가온 대기록

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밀리터리트리뷰트가 열렸을 때 대회 장소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버지니아주 핫스프링스에 위치한 샘 스니드의 묘지를 찾았다. 이곳은 앨러게니산맥 심장부의 한가운데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스니드 가족의 사유지이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그가 골프에 끼친 지대한 공헌 그리고 아직 이어지고 있는 그의 유산을 생각해보았다. PGA투어 82승이라는 샘의 위업이 난공불락처럼 여겨졌지만 이제 타이거 우즈에게 공략당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

타이거는 PGA투어 80승 기록을 보유한 채 2019년 시즌에 돌입했다. 타이거가 샘의 기록을 깨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업적이다. 이러한 대기록이 올 8월 투어챔피언십이 열리기 전 수립될 수도 있다.

이는 골프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기록은 아니다.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샘의 82승은 다른 어떤 기록과도 비교를 불허하는 2위에 올라 있다. 만일 타이거가 83승을 올리게 된다면 우리 평생 두 번 다시 이런 기록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골퍼의 우승 기록의 역사는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이 분야의 기록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스니드와 바이런 넬슨, 벤 호건이 본격적으로 승수를 쌓아나가면서 시작됐다.

1946년 바이런은 은퇴를 코앞에 둔 상태에서 51승을 기록했다. 벤은 1949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빙크로스비에서 52승째를 기록하며 그를 추월했다. 그 후 14개월 만에 샘은 그린즈버러에서 자신의 54번째 승리를 거뒀다. 샘은 이후 줄곧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69년간이나 타의 추종을 불허해왔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1992년 당시 16세의 나이로 US주니어아마추어챔피언으로 군림하던 타이거는 특별히 리비에라에서 열리는 LA오픈에 초청받았다. 그해 이 대회 수상자로 내정된 사람은 다름 아닌 79세의 샘 스니드였다.

토너먼트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됐다. 훅으로 고생하고 있던 타이거는 사이프러스의 길 건너편에 있는 집 차고에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 새벽 6시부터 연습용 네트를 향해 샷을 연습하며 자신의 대대적인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리비에라의 헤드 프로인 피터 우스터하이스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가졌다. 우스터하이스는 후에 나와 함께 CBS에서 골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료가 됐다. 토너먼트 일정이 시작되자 타이거는 게리 홀버그 그리고 <형사 콜롬보>로 유명한 배우 피터 포크와 프로암에 참가했다.

샘은 타이거를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야 했다. 타이거가 10번홀에서 티 샷을 마치고 돌아섰을 때 그는 샘이 갤러리 틈에 서서 지켜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타이거는 샘이 자신의 드라이버 샷을 지켜본 다음 몸을 돌려 클럽하우스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11번홀에서 타이거는 갤러리 가운데 또다시 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더 세심하게 자신을 살피고 있었다. 이것이 어느 정도 타이거의 집중을 흐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샘이 얼마나 많은 10대 선수의 뒤를 쫓아 모든 홀을 따라다녔을까? 타이거는 그 일이 있고 나서 자신이 그토록 애를 먹던 커다란 훅을 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샘이 자신을 응원해주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네 이야기를 많이 들었네. 계속 그렇게 훌륭히 플레이해주게.”

금요일 오후 그는 72-75의 성적으로 프로 데뷔 무대에서 컷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나는 우리의 케이블 협력사였던 USA네트워크를 위해 그를 인터뷰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 방송사가 첫 2라운드의 중계를 맡았고 CBS가 그 뒤를 이어 주말 라운드를 중계했다.

이때 타이거를 처음 만난 나는 고등학교 1학년밖에 안 된 그가 자신이 자란 해군골프코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리비에라 이후에 타이거와 샘은 몇 차례 서로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데 대개는 마스터스 챔피언 디너파티에서였다.

둘이 처음 같이 참석한 1998년부터 샘이 세상을 떠난 2002년 사이에 있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82승의 위업을 달성한 전설의 골퍼와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이제 83승을 향해 나아가게 될 빼빼 마른 10대 골퍼의 우연한 첫 만남은 여전히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타이거의 추격은 올해 골프계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가 이를 이룬다면 샘의 기록이 그 자신처럼 영원히 영면에 들 것이라고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글_짐 낸츠(Jim Nantz)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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