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가 된 섬 그리고 골프 여행 ‘유니아일랜드골프앤스파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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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가 된 섬 그리고 골프 여행 ‘유니아일랜드골프앤스파리조트’
  • 류시환 기자
  • 승인 2019.06.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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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 강화도를 출발한 연락선에 몸을 실어야 만날 수 있던 섬은 추억이 됐다.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석모대교가 개통한 후 자동차로 쉽게 오갈 수 있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게다가 골프장까지 조성됐으니 골퍼들에겐 매력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서해 섬의 특권, 매력적인 낙조 
동해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이라면 서해는 하루를 마감하는 낙조가 매력적이다. ‘끝맺음’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온 사람들에게 낙조는 아름다운 풍경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그래서 서해 곳곳을 누비며 낙조 명당을 발굴해왔다.

석모도는 태양이 서해 너머로 내려앉을 때 붉게 물든 하늘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낙조 명당이었다. 그동안 강화도에서 인근 섬을 오가는 연락선을 이용해야 접할 수 있었는데 연륙교(석모대교)가 연결된 후 더욱더 쉽게 접하게 됐다. 특히 연락선이 끊긴 이후에도 쉽게 드나들 수 있으니 당일치기 여행지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섬에서 만나는 링크스 코스 
3월 12일 유니아일랜드골프앤스파리조트가 문을 열었다. 옛 염전 부지에 골프장이 먼저 문을 열었고 이후 다양한 부대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골프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링크스’다. 우리나라 지형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스코틀랜드 코스, 그래서 동경해온 코스를 가장 비슷하게 만들었다.

서해의 일렁임과 바람, 척박하면서도 굴곡진 해안 평지는 링크스 코스의 풍경과 사뭇 비슷하다. 자연이 밑그림을 잘 그려놓았다는 뜻. 여기에 우리나라에서 코스 설계로 호평받는 설계가(노준택)가 링크스의 특징을 잘 살려 예쁘게 덧칠을 했다. 링크스 코스의 묘미를 맛보고 싶던 골퍼라면 꼭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 바로 이곳이다.  

염전의 변신 
“아직은 제대로 익지 않았어요. 가을이면 제맛이 날 것 같은데….” 유니아일랜드골프앤스파리조트 방문을 앞두고 노준택 설계가와 통화를 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었다. 작품을 꺼내놓고 평가를 기다릴 때 느끼는 설렘과 긴장의 교차 같았다. 계획대로 코스를 만들었더라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 그는 그 시기가 다가오는 가을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었다.

궁금함을 안고 방문한 골프장은 멀리서 식별이 쉽지 않았다. 우리가 자주 접한 산악형 골프장은 진입로부터 ‘도착’을 인지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곳은 광활한 바닷가 평지에 조성된 터라 비슷한 눈높이에서는 코스가 잘 보이지 않았다.  클럽하우스 앞에 도착해서도 느낌이 색달랐다. 휘황찬란한, 거대한 모습이 아닌 그동안 잘 보지 못한 형태였다. 나중에 이곳이 염전 부지였고, 염전 창고를 본떠 클럽하우스를 디자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야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척박함에 윤기를 더한 설계 
코스에서도 느낌은 비슷했다. 평지형 골프장답게 많은 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산악형 골프장에 길든 우리에겐 낯선 모습이었다. 신기하다면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섰을 때 홀 하나가 온전히 눈에 들어온 점이다. 주변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플레이할 홀만 바라볼 때 그 집중도가 어찌나 높은지 놀라웠다. 야디지 북을 보는 것처럼 홀의 생김새가 뚜렷해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짧은 순간에 전략이 세워졌다. 그렇다고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티 샷이 떨어지는 지점 곳곳에 벙커가 자리했고 페어웨이 중앙을 가르지 못한, 그린을 빗나간 볼을 어김없이 집어삼켰다. 벙커는 난도를 높임과 동시에 미적인 요소로도 활용되는데 이곳은 특히 그랬다.

코스는 18홀(파72, 총길이 7543야드)인데 76만1012㎡(약 23만 평)의 넓은 부지에 앉혔다. 27홀을 충분히 앉힐 수 있는 부지에 18홀만 만들었으니 넓고, 길게 만들 수 있었다. 그 넓음이 때론 척박함으로 다가오는데 노 설계가는 윤이 나는 모습으로 잘 다듬어놓았다. 그의 말이다.

“땅에 염분 성분이 남아 있어요. 매일 물을 뿌리고 누르기를 반복하며 빼내는 중이죠.”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심은 코스는 보기와 달리 단단했다. 단단하게 누르는 작업이 반복되며 특유의 ‘뗌’의 맛이 없다. 노 설계가 ‘가을’을 강조한 것은 작업이 마무리되는 그때 페어웨이에서 뗏장을 떼어내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가서 아쉬울 부분도 있다. 드라이버 샷이 단단한 페어웨이에서 많이 굴러 평소보다 비거리가 길었으니 말이다.  

해수 온천, 관광 명소로 급부상 
골프장 일대는 2000년대 초반 해수 온천이 발견되며 주목받았다. 지하 암반 1000m 아래에서 72℃의 해수 온천이 솟은 것. 온도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유효 성분은 일반 온천수보다 20배 정도 많았다. 고혈압, 신경통,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 치유에 효과가 있어 온천 이용객의 관심이 크다. 유니아일랜드골프앤스파리조트 윤희준 대표의 말이다.

“16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꿈꾸던 골프 리조트의 모습을 하나하나 갖춰가고 있습니다. 첫 단추(골프장)는 잘 끼웠습니다. 원하던 모습(링크스 코스)으로 만들었고 앞으로 부대시설이 확충되면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곳은 향후 호텔, 리조트, 스파, 문화 예술 관광 테마파크, 자연 생태 공원 등 종합 리조트로 변모할 예정이다. 향상된 접근성으로 당일치기 골프 여행도 좋지만 1박 2일 일정을 잡기에 충분한 아이템을 갖춘다는 뜻. 석모도를 향하는 골퍼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류시환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soonsoo8790@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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