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년 대한민국 베스트 코스 [베스트코스 :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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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년 대한민국 베스트 코스 [베스트코스 : 1305]
  • 김기찬
  • 승인 2013.06.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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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년 대한민국 베스트 코스 [베스트코스 :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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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번째를 맞은, 격년 주기의 ‘대한민국 베스트 코스’ 평가에서 금, 은, 동의 베스트 코스 15곳을 포함한 톱 50 코스가 가려졌다. 새로운 코스 조성 트렌드, 패널 평가 방식의 변화 등 코스 500곳 시대를 맞이하는 국내 상위 10퍼센트 코스를 소개한다.

      2 2년동안 한국을 대표할 국가대표 코스 15곳과, 국가대표를 위협하는 35곳을 포함해 한국 베스트 50 코스를 발표한다. 이번 선정 과정에선 ‘대충돌’이라고 할만큼 순위가 요동쳤다. 베스트 코스에 6곳이 새로 진입했고, 2년 전에는 베스트 50이었지만 자리를 지키지 못한 곳이 12곳에 달했다. 글_노수성    

올해도 1위를 지킨 클럽나인브릿지.

11번 홀과 그린이 잇닿은 15번 홀은 세인트앤드루스의 그린이 그러하듯,

한국적인 토양에서 구현된 스코티시 스타일 코스의 백미다.

    ‘대충돌’은 예고된 일이었다. 이런 조짐은 지난 2010년부터 감지됐다. 그해 베스트 뉴 코스 Best New Course에 강한 개성으로 무장한 다수의 코스가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사이드 코스 Sea Side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곳은 파인비치였다. 좋은 사이트에 자리잡은 ‘웰 본 Well Born’의 전형으로, 개장 초기부터 입소문을 탔다. 이런 평가에 탄력을 받은 파인비치는 이번 발표에서 실버 클래스에 자리하면서 가치를 대변했다. 그러나 ‘웰 본’은 파인비치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 가치는 아니다. 파인비치와 지리적으로 대척점에 드비치가 있고, 향후 여수의 여수경도골프리조트와 남해 장포의 사우스케이프가 문을 연다면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웰 본과 웰 메이드 지난 2001~03년 인접 지역(곤지암)과 유사한 운영 방침(철저한 소수회원제)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곤지암 빅3’로 불렸던 렉스필드, 남촌, 이스트밸리처럼, 여주와 이천 소재의 3곳이 그 배턴을 이어받아 새로운 트렌트를 이끈 것도 경쟁의 한 배경이다. ‘곤지암 빅3’와 ‘여주, 이천 빅3’의 차이는 ‘좋은 골프장’과 ‘좋은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여주 이천의 빅3는 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한 ‘웰 메이드 Well Made’ 코스라는 공통점을 부여할 수 있다. 여주와 이천은 구조적으로 좋은 코스가 들어설 입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슬리나인브릿지와 블랙스톤이천, 휘닉스스프링스는 땅을 잘 이해하고, 전략적인 레이아웃과 섬세한 셰이핑을 통해 가치를 높였다. 이런 태생적 한계를 극복한 이 세 곳은, 2010년 베스트 뉴 코스 발표에서 최고 수준인 별 다섯 개를 받으면서 부각됐고, 이번 발표에서 실버와 브론즈 클래스로 진입했다. ‘웰 메이드’ 군 群에는 잭니클라우스코리아도 포함된다. 매립지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스카이72의 오션 코스였다면, 그 업그레이드 버전이 잭니클라우스코리아라고 할 수 있다(투어에서 잔뼈가 굵은 노장은 평평하고 네모난 부지에 위험과 보상을 동시에 고려해 공략해야 할 길을 냈다). 인상적인 스카이라인까지 제공하면서, 잭니클러스코리아는 국내의 대표적인 토너먼트 코스인 우정힐스와의 난이도 경쟁에도 맞불을 놓고 있다. 우정힐스는 그동안 휘닉스파크와의 ‘토너먼트 코스’ 경쟁에서 늘 앞서 있었는데(휘닉스파크는 이제 너무 힘이 빠졌다), 이제는 잭이라는 난적을 만난 셈이다. ‘웰 메이드’ 경쟁은 이번만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2012년 베스트 뉴 코스에서 최고 점수인 별 다섯개를 받았지만, 개장 2년 미만으로 이번 발표에서 제외된 휘슬링락, 별 네개를 받은 힐드로사이, 그리고 2014년 ‘베스트 뉴 코스’로 거론되는 트리니티라는 복병도 있기 때문이다. 개성이 있는가, 없는가? 우리의 순위는 이전까지는 시간을 두고 ‘숙성’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제는 그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베스트 코스 15위 중 이번 발표에서 새로 진입한 곳이 6곳이라는 점은 그 경향을 대변하는 좋은 예다. 좋은 코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이런 현상은 기존에 높은 순위를 유지했던 코스가 더 이상 새로운 가치를 가져가지 못한다는 방증일 수 있다. 골드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베스트 코스에 남았더라도, 모두 순위가 하락했다. 골드 클래스의 안양은 패널이 유예기간을 준 특별한 경우처럼 보인다. 안양은 1년동안 문을 걸어잠궜음에도 불구하고 2년 전의 순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리노베이션을 직접 경험한 패널의 시각은 향후 평가에 직접 반영될 것이며, 안양의 순위가 올해의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베스트 코스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기준점이 되고 있는 화산, ‘고향’이라는 화두로 오랫동안 회자된 핀크스, ‘좋은 뷰와 전략적인 코스를 가지고 있는’ 가평베네스트, ‘아기자기’한 서원밸리는 수식할 수 있는 다른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 한, 향후 평가에서 패널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지 의문이다. 클럽나인브릿지나 우정힐스처럼 ‘보완’하려는 의중이나 노력이  없다면 하락의 분위기를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50위권 밖으로 탈락한 곳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패널이, 또 우리의 골퍼가 그 골프장에 더 이상 대표성을 부여하지도, 또 ‘꼭 가볼만한 곳’이라고 평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골프장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롯데스카이힐의 재발견 골프장에게 희망적인 뉴스는 이번 발표에서 롯데스카이힐처럼 ‘재발견’도 있다는 점이다. 롯데스카이힐은 지난 05년 개장 이후 다양한 오픈 대회를 개최하면서 가치를 알려왔고, 이번에 우리 패널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픈발’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투어를 살찌우는 대회를 개최하면서 꾸준히 존재 가치를 알려왔고, 우리 패널은 그 ‘공헌’과 프로도 쩔쩔매게 하는 난이도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처음으로 브론즈 클래스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는 ‘항상성 恒常性’을 경계한다. ‘베스트 코스’에서 얻은 프리미엄을 조건 없이 계속 이어갈 수는 없다는 얘기다. 변화의 의지가 없다면, 누구도 그 가치를 지켜주지 않는다. 우리의 패널이 살피는 점도 그것이고, 그 결과는 우리의 순위에 자세히 투영돼있다. 시간이 거듭될수록 개성과 개성은 더욱 크게 부딪힐 것이고, 우리의 순위 등락 폭도 클 것이다. 골프장에게는 잔인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런 ‘개성 대충돌’을 바라보는 것이 한편으로는 즐겁다.    
  4 ●●●●● 클럽나인브릿지 올해 개장 12년을 맞이한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는 <골프 다이제스트>가 지난해 선정한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 33위에 올라 있다. 개장 때 지향했던 가치인 ‘동양이 서양을 만나는 곳 Where East Meet West’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한라산과 계곡이 우거진 토양에 스코티시 스타일을 잘 구현해놓은 코스다. 그린을 바라볼 때 산허리에서부터 층을 이루며 올라가고 백록담까지 이어진 4번 홀에서 황홀감에 빠지거나, ‘스카이 홀’이라 불리는 8번 홀 그린을 보고 찬사를 털어놓는다. 나인브릿지는 매년 조금씩이나마 코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노력을 쉬지 않는데, 최근 꽤 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3번 홀의 그린을 페어웨이에서도 보이도록 낮추면서 그린 초입 좌우에 폿 Pot 벙커를 추가했다. 9번 홀에서는 두 번째 볼 착지점 즉, 아이피 IP 근처의 페어웨이 벙커 입구를 낮추어 위험을 미리 알 수 있게 했고, 3단 그린도 볼이 밑으로 굴러 내리지 않게 다듬었다. 16번 홀은 페어웨이 벙커 높이를 조정했다. 이런 변화는 모두 게임의 전략성과 플레이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세계적인 코스로 인정받았음에도 매년 코스를 개선하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는 점이 나인브릿지가 줄곧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최대 이유다. 5 ●●●●● 우정힐스 코스를 쉼 없이 개선하는 또 하나의 코스는 한국의 대표적인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을 11년째 개최하는 천안의 우정힐스다. 코스 설립자인 우정 牛汀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명문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철학 속에 우정힐스의 참 모습이 드러난다. 애초 전장은 7027야드(파72)였으나 2003년부터 매년 국제적인 토너먼트 코스를 만들기 위해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온 결과 지난해는 한국오픈 때 7225야드(파71) 코스로 세팅됐다. 원래부터 난이도 높은 코스였지만 지난 3월 코스 설계자인 페리 O. 다이가 방문한 뒤 난이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 8번 홀 블랙 티를 1.5미터 낮춰 블라인드 티로 바꾸고, 18번 홀 그린 너비를 키우는 대신 그래스 벙커를 신설했다. 한국오픈을 위해 무려 5개월 전부터 코스 세팅 작업이 시작된다. 페어웨이 옆으로 러프를 기르지만 이에 대해 크게 항의하는 회원도 없다. 오히려 이 코스와 대회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를 배출하고, 메이저 대회 개최지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진다. 지난해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 중 81위에 오른 건 그에 대한 선물이었다. 6 ●●●●● 안양 68년 ‘안양칸트리클럽’에서 시작한 부곡의 안양컨트리클럽은 30여 년 지난 1997년에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원 그린 코스로 바뀌면서 ‘안양베네스트’로 불렸다. 지난해부터는 1년간 코스를 휴장하고 클럽하우스를 새로 짓고 4개 홀을 소폭 리노베이션 한 뒤 개장 45년을 맞이하는 지난 4월12일에 재개장했다. 골프장 명칭은 ‘안양컨트리클럽’으로 복귀했다. 좁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온 클럽하우스를 1.5배 확대했고, 출입구가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방향을 틀었다. 클럽하우스가 커지면서 1번 홀의 전장이 줄어들었고, 5번 홀에는 계류가 추가됐다. 16번 홀은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커지면서 정밀한 공략이 필요해졌고, 18번 홀을 오른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스타일로 바꾸면서, 그린을 오른쪽으로 밀었고, 벙커가 생겨났다. 더 챌린징한 코스로 거듭났다. 7 ●●●●● 제이드팰리스 춘천의 제이드팰리스는 04년 개장했지만 극소수의 골퍼만 라운드 했었고, 우리의 베스트 코스 순위에서도 항상 누락됐다. 2010년 말 패널 사이트를 구축하고 패널 수를 대폭 늘리면서 비로소 우리의 코스 평가에서 단박에 골드 그룹으로 뛰어들었다. 11년 베스트 코스 발표가 있던 무렵이 세인들의 관심 속에 제이드팰리스가 가장 크게 오르내렸다. 타이거 우즈가 4월14일에 중국을 거쳐 한국을 찾아 제이드팰리스에서 주니어클리닉과 고객 행사를 가졌다. 제주도에서 스킨스 게임을 한 적은 있지만, 타이거가 국내 내륙 코스를 찾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유일했다. 그리고 지금 제이드팰리스 9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는 그날을 기념하는 ‘타이거 우즈’홀 팻말이 서 있다. 그의 방문 이후 이 골프장은 다시 조용해졌고, 침묵과 은밀한 극소수의 골프장으로 돌아갔다. ‘백상어’ 그렉 노먼이 한국에 유일하게 설계한 이 코스는 과감하고 위협적인 벙커가 전 홀에 걸쳐 포진한다. 이곳의 벙커는 입을 쩍 벌린 상어 아가리다. 넓은 벙커 면적에다 턱이 높은 경사를 가진 탓에 한 번이라도 빠지면 한두 타는 꼭 잃고 나오도록 했다. 샷의 상벌에 대한 이만큼 확실한 구분이 없을 정도다. 국내에 보기 드문 그렉 노먼 스타일 코스에, 극소수 회원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 그리고 프라이비트한 운영 철학을 10년 동안 한결같이 유지해 온 저력이 2년 만에 한 순위 더 올라간 원동력으로 보인다. 8 ●●●●●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 게임의 거장으로 불렸고 이제는 코스 설계의 거장으로 거듭난 잭 니클러스가 송도국제업무단지의 네모나고 평평한 매립지 땅에 세워놓은, 샷 가치와 난이도 높은 토너먼트의 전당이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 JNGCK다. 네모난 평지에서 조성되어 좌우 옆 홀이 보일 것 같지만 아니다. 적절한 마운드와 동선으로 인해 옆 홀과는 독립되고, 비슷비슷한 홀 하나 없이 좌우로 방향을 틀어 그린에 집중하게 된다. 마운드를 이용해 높낮이를 효과적으로 만들었으며 9, 18번 홀을 가르는 호수에 인공 암반을 활용해 자연 절벽에 물이 떨어지는 것 같은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이뤄냈다. 그린은 작은 데다가 미세한 언듈레이션이 있고, 그린 주변의 세팅이 다양해 변화무쌍한 숏게임이 펼쳐진다. 이제 개장 3년에 접어들었지만, 20세기 최고의 골퍼로 추앙받는 설계가의 토너먼트 코스인지라 굵직굵직한 메이저 대회가 개최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아시아 최초로 PGA챔피언스투어가 열렸고, 신한동해오픈, 한국여자오픈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Gold 1~5위

새로 순위에 진입한 두 곳의 뉴 코스와 깊은 내공을 가진 전통의 강자가 치열하게 소수점 두자리 대의 경합을 벌이는 곳이 실버 그룹이다. 글_남화영   a ●●●●● 파인비치골프링크스 2006년 7월 해남 끝자락의 바다와 육지가 고불고불 돌아나가는 해안가에 사업계획이 승인되고 착공 2년이 지난 08년 12월 코스가 완공됐다. 캔터키블루그라스에 하얀 벙커와 바다와 하늘이 찬란한 색 대비를 이룬다. 기온도 따뜻해 연 평균 20도에 연중 300일 이상 맑은 날씨가 지속되는, 골프장으로써는 최고의 길지 吉地다. 18홀 중에 10개 홀이 바다와 접하고 있다. 바다가 멀리 바라보이는 시뷰 Sea View가 아니라 국내에 처음 도입된 제대로 된 시사이드 Sea Side 코스다. 전반 7번 홀 카트길 옆으로는 바로 옆에서 파도가 찰싹거린다. 파3인 8번 홀에서는 그린 위에 수평선이 그어진다. 마치 바다를 향해 샷을 하는 느낌이다. 비치(인) 코스는 5번 홀부터 다시 바다를 향해 샷을 날린다. 바다를 건너 치는 연속된 두 홀 6번(파3)과 7번(파4) 홀이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탁 트인 바다, 삐죽 나온 절벽 위에 그린이 그림처럼 다소곳하다. 그린 뒤에 우뚝 솟은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는 이 코스의 운치를 대변하는 트레이드 마크다. 그림 같은 풍경이 현실인 곳이다. 올해 코스 순위에서 기억성 항목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한 번 와보면 잊지 못할 감동과 여운을 주는 곳이다. b ●●●●● 해슬리나인브릿지 ‘해가 솟는 마을’에서 따온 해슬리나인브릿지는 형님 격인 제주도 클럽나인브릿지의 좋은 유전자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제주가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린 코스에 집중한다면, 여주는 시스템과 시설, 그리고 클럽 문화 쪽이다. 전 홀에 하이드로닉(온도조절) 시스템과 서브에어(공기통풍)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하이드로닉은 티 박스와 그린 밑에 튜브를 깔아 겨울에는 뜨거운 물, 여름에는 찬물을 공급해 잔디를 보호한다. 서브에어는 그린 밑의 유해 가스와 물을 제거해 그린 스피드를 높이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코스 전체를 벤트그라스로 식재했으며, 5개의 티잉 그라운드를 개방한다. 카트길로 볼이 튀어 불규칙 바운스가 날까 염려한 탓인지 인조 잔디를 심기도 했다. 코스 레이아웃도 빠지지 않는다. 제주 클럽나인브릿지를 설계한 골프플랜의 데이비드 데일이 샷 가치 높은 코스를 만들려 고심한 결과 수많은 벙커와 사투 沙鬪 벌이는 전장으로 만들었다. 페어웨이 중간에 놓인 벙커가 볼을 막아서는 건 물론, 모든 그린 주변에 벙커가 떼로 에워싸 정확한 홀 공략이 아닌 샷을 징벌하도록 했다. 심지어 14, 16번 홀은그린 안에서 벙커가 도사리고 있는 도너츠 그린이다. c ●●●●● 화산 인 소재의 화산은 억지스러운 곳이 하나도 없고 한결같은 코스다. 우리가 베스트 코스 평가를 시작할 때부터 한결 같이 10위 이내의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대체적으로 ‘좋은 코스’라는 답이 나온다. 호오 好惡의 편차가 가장 적은 코스 중의 하나다. 화산은 해발 170미터의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낮은 지역은 평탄한 구릉지인 반면에 높은 지역은 매우 험한 산세를 가졌다. 국내에 예술적인 코스 설계 영역을 개척한 임상하는 자연 지형에 순응하는 설계를 추구했다. 자연에 맡기다 보니 각각의 홀이 오히려 저마다의 개성을 살리며 뻗어가 다양한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투그린이 일반적이던 당시 코스 조성 환경에서 가장 먼저 원그린 코스를 시도한 것이 화산이었다.   d ●●●●● 서원밸리 파주의 옛 지명은 ‘상서롭고 길한 땅’이란 뜻의 서원 瑞原이다. 파주 금병산 고도 73~173미터의 양지바른 정남향에 자리잡았다. 그래서 겨울에도 아침에 온 눈이 낮이면 다 녹아버린다. 파3 밸리 8번 홀은 그린과, 비치 벙커, 그리고 호수가 마치 태극 문양처럼 휘돌고 있다. 아침이면 주변 산에 안개가 종종 끼지만, 운무는 코스 밖으로만 흐르고 코스 안으로는 범접하지 못한다. 서원밸리가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건 공헌도와 서비스 점수가 동시에 높기 때문이다. 2000년 개장 때부터 시도한 자선과 무료 ‘그린콘서트’를 올해로 11회째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5월 마지막 주 토요일 하루에 골프장을 통째로 비워 지역 주민과 미래의 골프 주역이 될 어린이를 무료로 초청해 문화 공연을 벌인다. 색다른 서비스로도 이름 높다. 골프장 입구에서 여직원이 미소로 인사하며, 그늘집을 지날 때면 담당 직원이 마중 나오고 배웅하는 서비스에다, 그린을 수리하는 일용 노동자도 골퍼가 좋은 샷을 하면 ‘나이스 샷’하며 함께 기뻐해준다. ‘자선’과 ‘서비스’는 전파되는데, 그 진원이 서원밸리다.   e ●●●●● 핀크스 1999년 개장과 동시에 핀크스는 국내 골프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동양적인 것, 고향의 토속적인 멋, 그리고 예술의 요소’를 접목시킨 작품을 선보이면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시도가 신선했고 또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제주도의 이웃 골프장에서 타성적으로 심던 야자수를 배제하고, 대신 제주 들판을 뒤덮은 때죽나무와 들풀을 방치하듯 심었고, 원두막을 만들고, 흔하디 흔한 화산암을 얹어 경계석을 삼았고, 물항아리를 티 박스로 썼다. 하지만 좋은 골프장은 결국 자본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듯하다. 엄청난 투자를 들였던 비오토피아 분양에 차질이 생기고, 오너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07년부터 코스 관리가 흔들렸다. 하나둘 자라던 세포아 풀이 코스 전역으로 퍼졌고 아직까지 그 폐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대기업인 SK가 흔들리던 핀크스를 인수한 건 어둠 속의 한줄기 빛과 같았다. 그리고 3년간 코스에 대한 투자보다는 정상적인 운영으로 복귀하는 쪽에 힘을 쏟았다. 따라서 올해 순위가 하락한 건 ‘골프장의 존재 이유는 결국 훌륭한 코스’라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군데군데 맨땅 드러난 코스 관리는 눈 밝은 패널에게 여지없이 지적당했다. 다행히 올 SK텔레콤오픈이 끝나고부터 2015년까지 리뉴얼에 들어간다. 내년 말부터는 ‘본격적인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골프장의 다짐에 기대를 걸어본다.    

Silver 6~10위

 
    g ●●●●● 블랙스톤이천 수도권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동산과 계곡, 울창한 수림이 잘 어우러졌다. 2010년 개장할 무렵 이미 10년 이상 묵은 코스같은 천연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레이아웃이 흐른 건 제주도 블랙스톤을 조성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집적된 탓이다. 신설 코스에서 흔히 보이는 새로 심은 나무와 지지목 하나 볼 수 없었다. 설계가인 브라이언 코스텔로는 제주에서의 과감한 벙커링을 살리면서 그린을 특히 계단형으로 조성했다. 사정없이 구겨진 종이처럼 복잡하고 난해한 그린이 아니라, 평탄하지만 그 안에 2, 3개의 단이 나눠지게 조성했다. 정확하게 그린 경사를 읽어내는 골퍼에게 상을 주는, 논리적이고 정직하고 난이도 높은 레이아웃이 이 코스의 특징이다. 골퍼들은 웅장한 클럽하우스와 야외 테라스를 연상시키는 레스토랑에 반했고, 엄격한 프라이비트 운영에 두 번 반한 뒤, 비밀의 정원처럼 공들여 조성한 디테일에 신경 쓴 조경에 세 번 반했다. ‘숲이 아름답고 고즈넉한 코스지만 살벌한 그린.’ 이런 특징이 반영되어 지난 2011년부터는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의 전장이 되었다. h ●●●●● 가평베네스트 가평의 개주산 자락에 앉혀진 가평베네스트는 해발 350미터에서 450미터 사이 완만한 경사지에 위치한다. 잭 니클러스 시그니처 코스인만큼 그의 토너먼트 철학을 담은 설계가 파인, 메이플, 버치 3개 코스에 골고루 구현된다. 어느 한 홀에서 블라인드이거나 턱없이 요행으로 타수를 줄일 수 없게 했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홀의 전략을 짜도록 레이아웃 되었다. 단풍나무 Maple, 소나무 Pine, 자작나무 Birch의 각 코스 별 대표 수종을 중심으로 코스 이름을 붙인 탓에 계절마다 대표 18홀이 달라진다. 여름이면 파인 코스가 시원하면서 돋보이고, 가을엔 계곡을 따라 메이플 코스 전체가 불타는 듯 장관을 이룬다. 늦가을부터는 백자작 1200주가 우거진 버치 코스가 골퍼에게 선호된다. 가평베네스트는 지난 05년부터 5년 동안 삼성베네스트오픈을 개최하면서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는 이미지를 심었으나, 삼성그룹이 후원하던 대회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09년 4위이던 코스 순위도 슬금슬금 내려오더니 2년 전 7위에서, 올해는 다시 다섯 계단 하락했다. i ●●●●● 스카이72(오션) 베스트 코스 15곳 중에 유일하게 퍼블릭 코스로 순위에 오른 코스가 영종도의 스카이72 오션 코스다. 총 72홀의 4개의 코스가 한 데 모여 있는 스카이72는 ‘골프에서의 재미 발견 Discover Fun in Golf’이라는 모토처럼 다양하고 기발한 골프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G마켓마스터즈 등 각종 아마추어 대회라든지, 여름밤에 전개하는 나이트 골프 등 골프인구의 지평과 저변을 넓혀온 것이 스카이72였다. 톨게이트비도 비싸고 그린피도 회원제에 버금가지만, 스카이72는 종전까지 지배적이던 ‘퍼블릭 코스는 품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깬 골프장이다. 전 코스를 서양 잔디로 식재하고, 퀄리티를 높게 유지했다. 또한 다양한 대회를 유치하면서 골퍼의 관심을 끌었다. 그중 대표적인 코스가 니클러스디자인이 설계한 오션 코스였다. 애초부터 토너먼트 개최를 예상하고 난이도 높게 조성했다. 지난 07년 박세리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3년간 아시안투어 SK텔레콤오픈을 개최했고, 08년부터 올해까지 6년째 국내 유일의 미국LPGA투어인 하나은행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j ●●●●● 휘닉스스프링스 미국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파지오 가문의 맏형 짐 파지오가 국내에 처음 설계한 토너먼트 코스다. 휘닉스스프링스에서 파지오의 개성이 잘 발현되었는데, 이천의 지역 특성인 완만한 지형을 활용해 자연 습지와 녹지 공간을 확보하고 코스의 고저차를 적절하게 배치했다. 그는 일정한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해당 지형의 특징을 잘 살려 코스를 만드는 설계 철학을 중시한다. 571야드의 파5 12번 홀은 그린 뒤로 사자 형상의 바위가 놓여있는 것이 독특하다. 코스 공사 때 나온 바위 암반을 깨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살려두어 이 코스를 기억나게 하는 시그니처로 남았다. 9번 홀과 17번 홀에는 돌담이 쌓여져 있는데, 이는 기존에 있던 나무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강구해낸 파지오식 설계 노하우였다. 시각적 앵글을 중시하는 파지오의 특성이 드러나는 곳은 ‘스카이’로 불리는 11번 홀이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보면 하늘과 맞닿은 광경이 일품이다. k ●●●●● 롯데스카이힐제주(스카이-오션) 제주도 색달의 해발 250~300미터 지점 안온한 53만평 목장 부지에 조성된 골프장이 롯데스카이힐제주다. 세계 38개국에 200여 개 이상의 코스를 설계한 자연주의 코스 설계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제주의 풍광을 고스란히 코스에 담으려는 의도로 디자인했다. 포레스트와 힐 코스가 숲과 어울려 코스 위쪽을 차지하는 18홀이라면, 스카이와 오션 코스는 아래쪽으로 흐르며 바로 앞 산방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오션에서는 거의 모든 홀에서 한라산 백록담이 조망된다. ‘숨막힐 듯 아름다운 자연과 살벌한 전쟁터.’ RTJ 주니어는 이 코스를 설계하면서 이런 극적인 대비를 꾀한 듯하다. ‘아멘 코스’로 불리는 오션 5~7번 홀은 그야말로 한라산과 바다에 넙죽 엎드려야 할만큼 어렵다. 아일랜드 그린으로 온그린만 해도 다행인 파3, 5번 홀에, 두 개로 갈라진 ‘스플릿 Split 페어웨이’에서부터 그린까지 끊임없이 도전과 안전을 선택하게 만드는 파5•6번 홀, 에스 라인을 그리며 올라가다가 그린 앞에서 푹 꺾여버리는 파4, 7번 홀은 그야말로 국내 최고 난이도의 3홀 시리즈라 해도 될 듯하다. 게다가 한라산 브레이크는 장난 아니게 심하다. 7번 홀까지 무사히 넘기고 뒤를 돌아보면 비로소 제주의 진경 珍景이 펼쳐진다.    

Bronze 11-15위

11위 블랙스톤이천

BLACK STONE RESORT ICHEON

  개장  2010년 3월18일 

  위치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장여로 459-160   코스 규모  18홀(파72, 7246야드), 퍼블릭 9홀

  설계가  브라이언 코스텔로(JMP디자인그룹)

  홈페이지  blackstoneresort.com

12위 가평베네스트

7위 → 12위

GAPYEONG BENEST GOLF CLUB

  개장  2004년 9월20일

  위치  경기도 가평군 상면 상동리 산52   코스 규모  27홀(파인, 메이플, 버치 코스) 회원제   설계가  잭 니클러스   홈페이지  golfsamsung.com

13위 스카이72(오션)

11위 → 13위 SKY72 GOLF & RESORT(OCEAN)

  개장  2005년 10월29일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2029-1   코스 규모  18홀(파72, 6652미터) 퍼블릭

  설계가  니클라우스디자인   홈페이지  sky72.com

14위 휘닉스스프링스

PHOENIX SPRINGS COUNTRY CLUB

  개장  2009년 8월28일   위치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640-6번지   코스 규모  18홀(파72, 7271야드) 회원제

  설계가  짐 파지오, 김재열(미라지골프디자인)   홈페이지  phoenixsprings.co.kr

15위 롯데스카이힐제주(스카이-오션)

31위 → 15위

  LOTTE SKY HILL JEJU (SKY-OCEAN)

  개장  2005년 2월6일   위치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100번지   코스 규모  18홀(파72, 6412미터) 회원제   설계가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   홈페이지  skyhi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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