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다이제스트 선정, 2019년 20대 골프 이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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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다이제스트 선정, 2019년 20대 골프 이슈 #2
  • 고형승 기자
  • 승인 2019.12.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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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어느 해보다 골프계에 이슈가 많았다.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아주 볼썽사나운 일도 많았다. 전 세계 골프 역사는 그렇게 한 살을 더 먹었고 골프를 중심으로 한 문화와 환경 그리고 시스템은 한 뼘 더 성장하고 성숙했다. 골프 팬의 입에 오르내린 굵직한 이슈를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11. 대박의 기운, 묻고 더블로 가!

박성현이 필리핀의 솔레어리조트앤드카지노와 2년간 최대 70억원 규모(연간 35억원)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연간 약 30억원의 계약을 맺은 박세리(CJ와 2002년에 맺은 계약)를 뛰어넘는 국내 여자 골프 역사상 최고 대우다. 한편 서른아홉 살의 제임스 P. 아두치는 2019년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다는 데 8만5000달러(약 9950만원)를 걸어 원금 포함 127만5000달러(약 14억9300만원)를 벌었다. 이것은 그의 생애 첫 스포츠 베팅이었다. 2017년 미국에서 투어 생활을 포기하고 국내 무대로 컴백한 장하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대니얼 강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만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 장하나는 연간 11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며 국내 무대 복귀 이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장하나는 미국으로 다시 진출하지 않고 국내 투어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12. NO JAPAN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골프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혼마는 하반기를 앞두고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제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대놓고 홍보할 수 없는 실정. 데상트 역시 지난해 7~9월 매출의 30%가 줄었다. 용품 업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골프 클럽 제조 회사는 잔뜩 웅크린 채 분위기를 관망하는 추세다. 대부분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2020년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의류만큼은 아니지만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용품은 미국 아니면 일본 제품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비 심리가 확실히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13. 대형 신인들의 화려한 등장

이제 대한민국이 골프 강대국임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하지만 미국 프로 무대에서 남녀 골퍼가 동시에 신인상을 수상한 적은 없었다. 2019년 처음으로 임성재와 이정은이 각각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2018년 미국 웹닷컴투어(2부투어)에서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상을 받으며 PGA투어 무대로 올라온 임성재는 루키 시즌에 우승은 없었지만 35개 대회에 출전해 스물여섯 번 컷 통과했고 일곱 차례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투어에서 활동 중인 동료 선수들의 투표로 주어진 상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정은은 2017년과 2018년 연속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랭킹 1위에 오른 최고의 선수다. ‘국내 1위는 세계 1위’라는 여자 프로 골프계의 정설처럼 이정은은 미국 무대 진출 첫해부터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내셔널타이틀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20개 대회에 출전해 열 번이나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2위에 오른 것도 무려 세 차례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재경과 조아연이 남녀 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특히 KLPGA투어의 신인상 경쟁은 시즌 내내 치열했다. 조아연(2승)을 비롯해 임희정(3승), 이승연, 박교린, 유해란(이상 1승) 등 루키 선수들이 합작한 승수만 무려 8승이었다. 이들 외에 박현경(신인상 포인트 부문 3위), 이소미(4위), 이가영(6위) 등도 주목을 받았다. 

14. 아름다운 우정

US오픈 우승자인 미국의 게리 우들랜드와 다운증후군이 있는 에이미 보커스테트의 스토리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스무 살의 보커스테트는 파라다이스밸리커뮤니티칼리지 1학년에 재학 중인 골프 장학생이다. 그가 게리 우들랜드의 연습 라운드를 함께하며 TPC스코츠데일 16번홀에서 구사한 기가 막힌 벙커 샷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다. 이후 우들랜드와 보커스테트가 <투데이쇼>에 함께 출연할 때 우들랜드는 다음 스케줄을 취소했다. 그는 “에이미와 TV에 출연한 후 곧바로 떠날 수 없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다”고 말하며 보커스테트와 시간을 보냈다. 게리 우들랜드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15. 이제 국내 무대는 비좁아

국내 남녀 프로 골프 투어는 희비가 엇갈렸다. 여자 투어는 최혜진과 장하나가 상금 랭킹, 평균 타수 부문 1위 자리를 놓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까지 팽팽한 맞대결을 펼치며 흥행을 주도했다. 결국 최혜진이 2년 연속 대상을 확정한 데 이어 상금과 평균 타수, 다승 부문까지 1위에 오르며 4관왕을 차지했다. 32개 대회가 치러진 여자 투어는 최혜진이 12억716만2636원을 벌어들였고 장하나는 11억5772만3636원의 상금을 챙겼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최혜진은 서서히 해외 투어로 눈을 돌리고 있어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15개 대회가 치러진 남자 투어는 이수민이 4억6994만8101원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이 금액은 여자 투어에서 상금 랭킹 13위인 박지영이 받은 금액(4억8470만5269원)보다 적은 수치다. 남자 투어 대상은 문경준이 받았다. 

16. 통 큰 선물

캐디에게 푼돈(우승 상금에 비하면 그렇다는 말이다)의 보너스를 건넨 짠돌이 골퍼가 있는 반면 자신의 캐디에게 아주 통 큰 선물을 안긴 골퍼도 있다. 재미 동포 케빈 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찰스슈왑챌린지에서 캐디인 케니 함스에게 ‘1973년형 다지 챌린저’를 선물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고 우승을 확정 짓자 전시된 승용차를 가리키며 “저 차는 네 것이야!”라고 캐디에게 외쳤다. 케빈 나는 “그에게 이 차를 선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케니 함스는 김비오의 손가락 욕설에 관한 징계가 너무 과하다는 의미로 ‘징계를 풀어달라(Free Bio Kim)’라는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17. 끈기의 승부사

강성훈과 안송이에게는 특별상이라도 만들어서 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강성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 8년 만에, 안송이는 국내 프로 데뷔 10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강성훈은 5월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AT&T바이런넬슨에서 미국의 맷 에브리와 스콧 피어시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159번째 참가 대회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안송이는 11월, 충남 천안에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23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 안송이는 “카메라 울렁증도 이번 우승으로 극복한 것 같다”면서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8. WTF!

골프 중계를 보던 골프 팬들은 순간 경악하고 말았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DGB금융그룹·볼빅대구경북오픈 최종일 김비오가 티 샷을 한 후 갤러리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올려 보이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기 때문.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해명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어릴 때부터 골프를 하다 보니 감정 표현에 다소 솔직한 편”이라고 답변을 내놓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부정적으로 흘렀다. 협회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자격정지 3년과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자 외신도 이를 앞다투어 다뤘고 징계가 다소 과하다는 여론도 형성되면서 KPGA는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사회를 통해 자격정지 1년과 벌금 1000만 원, 봉사 활동 120시간으로 징계 수위를 재조정했다. 한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노부타그룹마스터스GC레이디스에서 통산 5승을 거둔 베테랑 선수 류 리쓰코가 골프장 부지배인에게 욕설을 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대회장 목욕탕에 수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자 불만을 토로했고 그 과정에서 오카모토 아야코 부지배인에게 “머리가 나쁘면 죽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고바야시 히로미 JLPGA 회장은 대신 사과의 말을 전하며 머리를 숙였다. 유러피언투어에서 5승을 거두고 2018년 라이더컵에 출전해 유럽 팀 승리에 기여한 덴마크 출신의 토르비외른 올레센은 비행기 안에서 술에 취해 여자 승무원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 혐의로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비행기 통로에서 소변을 볼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

19. 찝찝한 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PGA혼다타일랜드 둘째 날, 미국의 에이미 올슨과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이 주고받은 미소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2019년 가장 찝찝한 장면을 연출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18번홀에서 쭈타누깐이 먼저 칩 샷을 하고 마크를 하지 않은 채 이어 올슨도 칩 샷을 시도했다. 올슨의 공은 먼저 올라간 쭈타누깐의 공을 맞고 멈춰 섰다. 문제는 바로 이 부분이었다. 골프 규칙 15-3을 보면, “둘 이상의 플레이어 중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볼을 그대로 두고 플레이하기로 합의하면 플레이어 모두 2벌타를 받는다”고 되어 있다. 서로 합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서로 주먹을 맞부딪치는 장면은 그대로 전파를 탔고 논란의 불씨가 됐다. 

20. 꿈의 대결

2019년 9월, 여자 골프계 전설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강원도 양양의 설해원에서 레전드 매치가 열렸다. 줄리 잉크스터,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 박세리의 레전드 팀과 박성현, 이민지, 렉시 톰프슨, 에리야 쭈타누깐으로 구성된 넥스트 제너레이션 팀이 모여 매치플레이를 펼쳤다. 이틀 동안 포섬 팀 매치와 스킨스 게임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날은 박성현-안니카 소렌스탐 조가 2오버파 74타를 기록하며 포섬 매치 우승을 차지했다. 스킨스 방식으로 치러진 둘째 날은 많은 비가 내려 10번홀까지 진행된 상황에 종료됐다. 이민지가 에리야 쭈타누깐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다. 말로만 전해 듣던 전설과 라이징 스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건 골프 팬들에게 큰 행운이었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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